수백면 세월 명맥 이어온 비기 부르는 게 값
장도(粧刀)는 영주 제일의 숨은 명품이다. 점점 잊혀져 가지만 수백년 세월의 장도 비기가 아직도 꿋꿋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일반적으로 장도는 조선시대 사대부 여인들이 정절을 지키는 호신용 무기로 알려져 있지만 남녀, 신분 구분없이 모두 지니고 다니던 대표적 장신구. 충청도'강원도'경상도의 3도 경계에 위치한 영주는 그 옛날부터 장도 공방이 발달해 장도를 사러 오는 3도 사람들로 늘 붐볐다. 그때 그시절 향수는 영주 선비촌 내 이면규(경북무형문화재 15호) 장도장의 공방에서 엿볼 수 있다. 화로에 불을 지피는 풀무, 달군 쇠를 망치로 펴는 모루, 깊게 팬 숯돌…. 공방 안을 천천히 둘러보면 그 옛날 장도장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하다.
장도의 종류는 칼자루와 칼집의 외부를 감싸고 있는 재료에 따라 은장도, 목장도, 사골(소뼈)장도 등으로 나뉜다. 이 장도장 만의 특별한 명품은 노루뿔, 산양뿔, 산돼지이빨로 만든 장도(사진). 겉으로 봐선 가운데만 장식한 단순한 뿔과 이빨 같은데 칼집과 칼자루로 분리되고 칼날이 숨은 것으로 봐 분명 장도가 맞다.
이 장도장은 "예전에는 없었던 드릴을 사용해 속을 파낸 것"이라며 "쉬운 작업이라 생각하지 쉽지만 본래 구조를 훼손하지 않고 곡선을 따라 구멍을 파내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고 귀띔했다. 이렇게 힘들게 제작한 장도는 부르는 게 값. 수십 만원대의 일반 장도와 달리 1천만원을 호가한다.
이상준'마경대기자
사진 정재호 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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