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은 어제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 처리를 29일로 연기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 열리는 장관 인사청문회 결과를 보고 인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표결 사항이 아닌 장관까지 총리 인준과 엮어 표결 처리하려는 거나 다름없다. 사리에 맞지 않는 짓이다.
민주당이 이날 처리키로 한 총리 인준 투표 방침을 뒤엎은 것은 의원총회의 강경한 분위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주로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BBK사건 의혹 폭로에 앞장서 고소'고발을 당한 의원들이 나섰다는 것이다. 여기에 총리 인준과 고소'고발 취하를 맞바꾸려한다는 설까지 보태지고 있다. 총리 인준이 야당의 정략적 방해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들이다. 민주당이 청문회를 총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지난 22일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끝난 뒤 민주당 안에서도 '결정적 흠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견해와 '학력 과장, 증여세 미납 의혹 등의 결점이 있다'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그런 만큼 민주당은 검증 결과를 토대로 의원 각자의 판단에 맡겨 일정대로 인준 투표를 했어야 했다. 야당은 집권여당을 견제하는 것이지만 새 정부 출범조차 가로막는 것으로 비쳐서는 잃는 게 더 많다.
그러잖아도 민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을 발목 잡는 바람에 국정 공백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총리 인준 며칠 늦추는 것이 무슨 큰일이냐고 하는 모양이나 나라의 새 출발에 김을 빼는 소리다. 남주홍 통일'박은경 환경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보이콧도 옳지 않은 태도다. 청문회에 본인을 불러 앉혀놓고 해명을 들어본 뒤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게 순리다. 공직자 인사 검증은 정치공세도 여론재판도 아닌, 절차를 지키고 증거를 동원할 때 설득력을 확보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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