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일반도서관 시각장애인 위한 시설 늘려야

입력 2008-02-27 07:00:00

포항의 경북점자도서관의 종사자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다. 경북점자도서관이 개관한 지 10년이 지났다. 부족하고 열악한 환경이지만 더 좋아지리란 기대 하에 경북도와 포항시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한편으로 부족한 것을 채찍질해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자 언급해본다.

점자도서관에는 시각장애인 특성에 맞게 일반활자를 점자나 음성(테이프, CD, MP3), 전자(파일형태), 확대문자, 전화, 인터넷 등으로의 매체 변환을 거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므로 많은 재원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러한 점을 외면하고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 더군다나 일부에서는 아직도 장애인들에게 제공되는 공적 서비스는 큰 선심을 쓰는 일인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잘못된 편견부터 버려야 할 것이다.

시각장애인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알권리가 보장되어 있다. 단지 그 대상이 소수라는 이유로 정보의 소외계층으로 몰아가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어린이나 청소년, 군인 등 특수계층 등을 위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각계각층을 두루 신경 쓰고 있다. 또 장애인을 고려한다고 해 국립중앙도서관에 장애인지원센터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물론 시각장애인들을 제외한 다수의 장애인들은 공공도서관의 편의시설을 확충, 보완하면 일정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들을 비롯한 소수의 독서장애인들은 지금의 공공도서관을 찾아가도 볼 수 있는 책이 없다. 그런데도 전 장애인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양 홍보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장애의 특성에 맞추어 당사자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여론수렴을 해야 함은 물론이요, 문제가 있다면 공청회와 토론을 거쳐 제대로 파악한 뒤 공급과 수요를 맞추어가기를 바란다.

또한 현재의 도서관은 단순히 책만 빌려보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지만 점자도서관을 비롯한 장애인도서관은 그것 또한 외면당하고 있다.

장애인도 똑같은 하나의 독립된 구성원으로 주어진 인격체이다. 시각장애인도 자기 역할에 맞게 교육받을 수 있고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대상으로 자리매김시켜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쓰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세금을 충실히 납부하는 국민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그래야 모두의 행복지수는 높아지고 어울림은 눈 앞에 다가올 것이다. 이재호(경북점자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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