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여러 정책 중 가장 큰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5+2 광역경제체제'로 불리는 '창조적 광역발전' 전략이다.
세계 경제가 광역권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행정구역을 초월한 광역경제권을 형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 동남권의 5대 광역경제권과 강원권, 제주특별자치도의 2대 특별광역경제권을 설정, 인구 500만명 정도를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상은 지역경제 측면에서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대구와 경북은 원래부터 하나라는 연대감이 어느 지역보다 강하고 대구시와 경북도에서 지역경제의 한단계 도약을 위해 수년 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경제통합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역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라는 행정구역의 분리로 인해 경제적으로는 득보다는 실이 많았었다. 원래부터 하나의 경제권이었던 것이 분리돼 여러 산업분야와 경제정책에서 경쟁관계가 되기 일쑤였고,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할 국책사업에서도 서로 경쟁함으로써 양 지역 모두 유치에 실패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돈과 인력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더욱 심해져 지역 산업의 경쟁력이 더욱 약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지역은 이제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다. 지역 출신 대통령이 탄생하였으며,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길을 터놓았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산업구조 재편이 하나둘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처음으로 국가산업단지를 대구에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기업 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성과를 거두어 대기업과 외지 기업들의 지역 진출도 잇따르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좋은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 지역 경제의 제2성장기를 구가하기 위해서는 5+2의 광역경제권 전략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대구경북 경제통합 역시 큰 틀에서 보면, 광역경제권 사업의 일부로 볼 수 있는 만큼 이제까지 대구와 경북이 부분적으로 추진하던 경제통합 관련 사업들을 더욱 확대하고 집중해 광역경제권 추진전략에서 타 지역보다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첫째, 대구와 경북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경제관련 정책과 지역개발 계획들에 대해 광역경제권 관점에서의 큰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지금까지의 정책공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보다 큰 틀에서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지역발전 종합계획이나 산업단지 조성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했으면 한다.
둘째, 제2관문공항의 조속한 건설이다. 지역에 있어 가장 필요한 인프라는 사람과 상품 그리고 정보가 세계와 빠르게 교류할 수 있는 하늘길을 여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제2관문 공항에 대한 타당성과 건설취지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 냈다면 올해부터는 영남권 모두가 1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 선정과 착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셋째, 경부운하의 건설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주요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한반도 대운하가 건설되면, 지역은 해양으로 바로 연결되는 새로운 물류망을 확보하게 돼 경쟁력을 보다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된다.
동시에 산업단지 활성화와 경제자유구역 조성의 가속화, 운하건설과 관련된 인프라 구축사업도 활기를 띠게 될 것이며, 운하를 테마로 한 관광레저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 물론 찬반양론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만큼 먼저 범국민적 동의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며 그러한 노력의 출발을 우리 지역에서 시작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대구경북 경제통합의 가장 큰 성과인 경제자유구역과 국가균형발전의 거점이 될 혁신도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대구와 경북의 협조와 역할분담이다. 혁신도시의 경우 대구와 김천에 각각 들어서는 만큼 상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제자유구역의 경우 경주, 포항 등 동해안권까지 포함하는 추가 개발계획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바야흐로 세계는 국가 간의 경쟁이 아니라 도시 간, 지역 간의 경쟁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새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광역경제권 발전전략이 대구와 경북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이다. 전 시도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 새로운 대구경북의 시대를 열어 보자.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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