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님의 취임식을 고향에서 지켜보는 느낌이 정말 감개무량했습니다."
새 대통령의 고향마을인 포항 흥해읍 덕실마을의 이장인 이덕형(60)씨는 25일 취임식 실황중계를 지켜보며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를 길이 없어 눈가에 맺힌 이슬을 몰래 훔쳤다.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고 난 뒤부터 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을 위해 안내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고, 남몰래 마음고생 몸고생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 바로 이 이장.
이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은 취임식날 수많은 방문객이 대통령의 고향마을을 찾을 것에 대비, 교통정리는 물론 따뜻한 떡국을 준비하는 등 쉴 틈 없이 바빴다. 덕분에 1천여명의 방문객들은 덕실마을의 훈훈한 정을 듬뿍 안고 돌아갈 수 있었다.
이번 대통령 취임식에는 덕실마을 주민과 흥해읍 주민 등 모두 50여명이 초청장을 받고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먼 친척인 이 이장도 초청 대상이었으나 자신보다는 마을 주민 한 사람이라도 더 보내기 위해 뒤로 빠진 채 고향마을에서 뒷일을 챙기며 조용히 취임식을 지켜보았다.
이 이장은 "대통령의 고향마을이 아닐 때도 주민들 스스로 노력하며 잘 살아왔다"면서 "대통령께서 국정에 전념하는데 고향과 포항이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현재 길이 하나밖에 없어, 농기계 다니는 길과 별도로 방문객 차량이 다니는 길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좁은 길로 인해 방문객들 차량이 불편을 겪지나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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