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 쓰고 장학금 받고…우리 생애 최고의 입학식

입력 2008-02-26 10:07:00

▲ 대구 북부초교 선생님들이 입학식날 신입생들에게 줄 편지를 쓰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대구 북부초교 선생님들이 입학식날 신입생들에게 줄 편지를 쓰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올해 신입생들에게 왕자·공주 대접을 하고, 책꾸러미를 선물하고, 학생에게 편지를 전하는 다채로운 이벤트성 입학식이 곳곳에서 열린다. 예전만 해도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을 듣고, 담임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는 밋밋한 입학식이 보통이었다.

다음달 3일 입학식을 갖는 송일초교(대구 달서구 월성동)는 165명의 입학생들을 왕자 공주로 맞을 예정이다. 재학생들이 미술시간에 틈틈이 만든 165개의 왕관을 준비했다. 재학생들은 신입생들에게 왕관을 하나씩 씌워주고 20개의 사탕으로 엮어 만든 사탕목걸이와 허브 화분도 선물한다.

관남초교(대구 북구 관음동)는 '북스타트플러스 입학식'을 연다. 학교는 입학생 학부모들에게 '책 읽는 가정 문화 만들기'와 '잠들기 전 10분 이상 책 읽기'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서약서를 받고 동화책과 학용품이 들어있는 책꾸러미를 신입생들에게 나눠준다. 김기식 교장은 "학생들에게 책읽는 습관을 키워주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북부초교(대구 북구 동천동) 1학년 담임 교사들은 때아닌 편지쓰기 열풍에 빠졌다. 입학식날 신입생 30여 명에게 꿈과 용기를 주고, 학교생활을 친절하게 설명해 줄 내용의 편지를 주기 위해서다. 학교는 이메일로 편지를 쓸 수도 있지만 아이들과 좀더 가까워지기 위해 육필 편지를 쓰기로 결정했다.

포항 영일고는 입학식을 환영 음악회로 꾸민다. 재학생 음악동아리가 3중주 연주를 하고 지역 음악가를 초청, 소프라노 공연을 한다. 학교 밴드부 공연과 교내 댄싱팀 '에일블'의 축하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김진석 교사는 "'음악만큼은 우리 학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했다.

영주 봉현초교는 9명의 입학생에게 30만원의 장학금이 든 통장을 전해줄 계획이다. 동창회 등의 후원으로 장학금으로 전달된다. 강남순 교사는 "폐교 위기에 몰린 소규모 학교이지만 지난해부터 신입생이 들어오고 있다"며 "학교 입장에선 신입생들이 너무나 고마운 손님"이라고 전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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