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살린다더니…" 대통령 취임사서 언급않아

입력 2008-02-26 09:25:32

'균형발전' 우선순위 밀릴까 우려

'이명박정부에는 지방정책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취임사에서 지방정책과 한반도대운하 사업추진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지방정책에 대한 국정철학이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경제 발전과 사회 통합 ▷문화 창달과 과학기술 발전 ▷안보와 평화 통일 기반 구축 ▷국제 사회에 책임을 다해 인류공영에 이바지 ▷교육 개혁 및 과학 기술 진작 등을 추진, 선진화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지방정책의 키워드로 5+2 광역경제권 형성을 통한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방안을 밝힌 바 있지만 이번 취임사에서는 지방정책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5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은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며 "중앙과 지방은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발전해야 하며 비상한 결의로 이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지방분권을 국정철학의 하나로 제시하고 혁신도시 정책 등을 추진해 온 것과 상반된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와 학계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방정책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 없거나 지방정책이 후순위로 밀린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의 김태겸 사무총장은 "취임사에서 지방분권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당선인시절인 지난 1월 22일 시·도지사들이 특별행정기관 이관 등 지방분권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이에 이 대통령이 상생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앞으로 지방에 신경을 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환 의원 등 인수위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지방정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광역경제권 구상이야말로 지방을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라며 취임사에 지방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지방정책이 없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취임사 작성에 참여했던 박형준 의원 등도 "국가적 과제의 기본 원칙과 방향을 밝히는 자리여서 프로젝트별로 논하지는 않았다"며 "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드러낼 필요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서명수·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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