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동아시아선수권 우승 놓고 격돌
한국 축구가 좋지 않은 경기 내용을 보일 때 일부 국내 축구팬들은 아기자기하고 정교한 패스 플레이를 구사하는 일본 축구와 비교, 한국 축구가 못하다며 실망감을 나타내곤 한다. 한국 축구가 일본 축구 보다 낫기를 바라지만 경기 내용에 실망해 경쟁자를 칭찬하는, 씁쓸하게 뒤틀린 축구 팬들의 심사를 어찌 이해하지 못하겠는가. 국내 축구팬들은 지난해 7월 아시안컵대회 준결승에서의 한·일전(승부차기로 한국 승리) 이후 7개월 만의 한·일전에서 통쾌한 승리를 갈망하고 있다.
떨쳐버릴 수 없는 아시아 축구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23일 오후7시15분 중국 충징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제3회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우승컵을 놓고 한 판 대결을 벌인다. 각각 중국을 누르고 북한과 비겨 1승1무를 기록중인 한국과 일본은 지금까지 69번 맞붙어 38승19무12패로 한국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양 팀은 2승3무2패로 호각세를 보여 이번 70번째 맞대결에서 승부를 겨루게 됐다.
한국과 일본 축구는 최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감독이 맡던 대표팀 사령탑을 국내파인 허정무와 오카다 다케시 감독이 각각 맡아 대표팀을 다듬는 중이고 두 감독은 예전에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가 재도전에 나선다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일본은 국내파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려 새로운 대표 선수의 경기력을 점검하고 전술을 시험하는 등 올림픽 3차 예선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축구는 비교적 매끄럽게 팀을 가다듬고 와중에 자존심을 걸고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됐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스피드를 살리는 한국 축구와 안정적인 볼 터치와 패스로 '예쁘게' 공을 차는 일본 축구는 유형이 다른 축구를 구사한다. 한국은 이번 동아시아대회에서 중국 전에서 빠르고 짧은 원터치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다가 북한 전에서는 수비에 치중한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속도는 느리지만 장신의 원 톱을 이용한 고공 공격을 펼치기도 했다. 측면 공격을 줄이는 대신 중앙 침투 패스를 통해 공격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여러가지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서 한국 축구는 수비 안정성이 떨어지고 골 결정력이 부족한 기존의 약점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공격이 예전보다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면서 활기를 띤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
한국은 허벅지 부상을 입은 박주영의 출전이 불투명해 고기구, 조진수 등 다른 스트라이커가 나설 것으로 보이며 곽태휘, 강민수, 조용형 등이 담당했던 중앙 수비의 안정성을 높이는 과제를 안고 나서게 된다. 일본 역시 득점력이 떨어지는 고질적 문제점이 이번 대회에서도 나아지지 않은 데다 스트라이커 마에다 료이치와 수비수 고마노 유이치 등 주전 선수들이 줄 부상을 당하는 등 전력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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