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대구진출 확정…울고 웃는 지역 '빅3'

입력 2008-02-22 08:30:29

소문으로 떠돌면서 증권선물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까지 받았던 보도 현대백화점의 대구 진출(본지 1월 7일자 1면·1월 29일자 13면 보도)이 공식 확정됐다.

롯데백화점에 이어 현대까지 대구로 들어옴에 따라 전국에서 유일하게 '토종 백화점'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구 백화점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현대백화점은 대구 중구 계산동 현재 떡전골목 자리에 지하 6층, 지상 8층짜리 독자 건물을 지어 신규 점포를 내기로 했다고 21일 공시했다. 투자금액은 모두 3천252억 원.

현대백화점은 1만3천223㎡(4천여평) 부지 위에 건물을 신축, 영업 면적은 4만9천500㎡(1만5천여평)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규모는 대구시내 백화점 가운데 최대다. 지역 백화점의 영업면적은 대백프라자가 3만4천200여㎡,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3만3천여㎡이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부지 매입 작업이 덜 끝나 정확한 착공 시기는 알 수 없지만 투자기간을 2010년까지로 공시,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기 직전인 2010년말까지는 완공해 개점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의 최대 매출 효자 종목인 '명품'을 앞세운 현대백화점이 들어오는 것과 관련, 대구시내 백화점 업계 관계자들은 술렁이고 있다.

일단 현대백화점의 바로 곁에 있는 동아백화점은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기회'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아백화점은 중산층을 주타킷으로 하고 있었던 만큼 '현대백화점은 고소득층, 동아백화점은 중산층 이하'라는 역할 분담을 통해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 더욱이 현대백화점이 들어오면 반월당 상권이 더욱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동아백화점은 크게 나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들 백화점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의 경우, 위치가 좋지 않다는 '지리적 핸디캡'이 커 현대백화점이 명품을 앞세워 총공세를 펴면 매출 감소가 불보듯 뻔하다고 백화점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대구시내 한 백화점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서는 모두 지방 백화점을 무너뜨렸던 롯데백화점이 대구에서 지방 백화점을 완전히 무너뜨리지 못한 이유가 바로 좋지 않은 위치 때문"이라며 "현대백화점은 이를 주목, 반월당에 터를 잡았으며 결국 '위치상' 영업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개점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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