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스프링 캠프(동계훈련장)를 찾아 일본 오키나와에 왔다. 지난해 이맘때 쓴 펀펀야구의 첫 이야기 주제가 '스프링 캠프'였으니 어느덧 1년이란 세월이 흘렀나보다.
프로야구단이 전지훈련을 하는 이유는 날씨 때문이다. 보다 따뜻한 곳에서 컨디션을 관리하며 시즌을 준비하려다보니 자연히 기온이 높고 날씨가 좋은 휴양지를 찾게 되었다. 미국의 프로야구단은 2월 초순부터 남부 휴양지인 플로리다나 애리조나에 스프링캠프를 차려놓고 훈련을 시작하는데 플로리다는 1920년대부터, 애리조나는 1953년이후 새롭게 전지훈련장으로 개발되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엔 동계훈련 동안 그렇게 많은 훈련을 하지 않는다. 한달 가량 전술 훈련과 컨디션 점검을 위한 기본 훈련을 끝내면 곧바로 정예 멤버를 가리기위한 시범경기에 들어가는데 이것이 바로 각 지역 명물의 이름을 따 지은 플로리다의 그레이프플루트(자몽)리그와 애리조나의 캑터스(선인장)리그다.
대개 3월부터 투수들은 실전 피칭을 통해 투구 수를 늘려가면서 개막을 준비하는데 많은 팀들이 모이다 보니 자연히 리그 형태로 발전된 것이다. 약 30경기를 치르는데 그레이프플루트 리그는 이동이 어려워 같은 팀과 몇차례 경기를 벌이지만 캑터스리그는 서로 한차례씩 경기를 갖는다.
한산했던 전지훈련장이 붐비기 시작한 것은 휴양지의 은퇴한 부유층 사람들이 시범경기에 몰려 매진 사태가 일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다. 젊은 시절 열렬한 야구팬이었던 이들이 자신이 응원하던 팀을 보기 위해 멀리 여행하기는 힘들지만 겨울에 오히려 프로야구단이 찾아와 훈련을 하고 시범경기까지 벌여주니 이들에겐 야구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셈.
그리고 동양권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는 곳이 바로 일본의 오키나와 전지훈련장이다. 전용 야구장이 16곳이나 있지만 찾는 구단은 이보다 많으니 2월말까지는 북새통을 이루며 야구장 쟁탈전을 벌여야 한다. 특히 4년 전부터 삼성의 전용연습장인 온나손 훈련장은 최적의 여건을 가져 다른 구단들이 군침을 흘리는 장소다.
이곳은 전용 야구장 외에도 비슷한 규모의 보조훈련장 3개를 갖추고 있고 내년에는 실내연습장까지 만들어질 예정이다. 삼성이 온나손의 촌장 등 지역민 일행을 매년 대구로 초청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까닭도 좋은 환경을 갖춘 훈련 장소를 계속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좋은 동계훈련장은 시간 낭비를 줄이고 다양한 개별 훈련을 할 수 있어 성적과 직결된다. 아직 국내 시범경기는 경기 수가 부족하고 날씨의 변동이 있어 실전 투구수를 늘려가야 하는 투수들에겐 많은 연습경기를 가질 수 있는 동계훈련이 더욱 중요하다.
2월의 플로리다나 애리조나는 때때로 너무 햇살이 따가워 덥고 건조하기도 하지만 오키나와는 부러울 정도로 포근하기만 해 이런 추세라면 우미부도(오키나와의 몀물인 바다포도)리그가 만들어질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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