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생 김천시장 주도로 18일 오전 지역 각계 인사 16명으로 출범한 '범시민 공공기관 유치 준비위원회'에 대해 지역에서 비판 여론이 적지않다. 공식적으로는 김천혁신도시로 이전할 13개 공공기관 유치를 표방했지만 사실상 경북도청 유치를 위한 범시민기구임이 드러났고, 총선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출범을 했기 때문이다.
범시민 유치위 출범과 관련, 시 실무진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효율적인 유치를 위한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이날 첫 유치위 회의에서 '도청유치 활동 방안이 언론에 알려지지 않도록 협조해달라'는 시의 신신당부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경북도청이전추진위가 범시민기구를 구성해 조직적인 도청유치 활동에 나서면 감점처리 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굳이 공공기관 유치위로 '포장'을 한 것은 박 시장의 정치적 계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박 시장은 "왜 도청유치 활동을 하지 않느냐는 지역여론을 잠재우기 위해…"라고 속내를 드러냈지만 유치위 참여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총선 경쟁에서 지역갈등을 부추기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임인배 국회의원과 박팔용 전 김천시장 측 인사들이 '공평하게' 배분된 것. 유치위원장은 '친박(親朴)' 인사에게 돌아갔다. "도청유치 기구로 드러나면 불이익이 예상되고 총선시기와 맞물려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일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은 유치위원장과 유치위원을 직접 선정하기도 했다.
결국 박 시장은 시민들에겐 도청유치 흔적을 남기고 임·박 두 사람을 향해 미소를 짓는 '누이좋고 매부좋은' 결정을 한 셈이다. 박 시장은 실익이 없는 이벤트성 전시행정을 할 것이 아니라 '오얏나무 아래서서 갓끈을 매지 말라'는 속담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김천·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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