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홀로 존재하는 힘을 준다. 독서는 홀로 있어도 두렵지 않게 하고 세상과 떨어져 있어도 근심이 없게 한다고 했다. 독서는 불운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준다. 세상의 고뇌와 괴로움을 이기고 자기를 치유하는 한 방법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넬슨 만델라를 비롯한 많은 투사들이 오랜 감옥 생활을 버텨 온 힘도 바로 이 독서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서란 흔히 고전 읽기를 말한다.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져 온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것으로 인간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져 있다. 많은 이들이 고전읽기를 강조하는 까닭은 독서를 통해 지식을 얻을 뿐 아니라 삶의 지혜와 인생을 배우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산책의 길로 비유되기도 한다. 산책은 천천히 걸으면서 자연의 문자를 읽는 일이다. 산책은 한그루의 나무, 한 포기의 풀, 흙냄새와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자기와 거리를 두고 자신을 객관화하고 되돌아보는 독서의 과정과 다르지 않다.
조선시대에는 인금이 신하에게 유급휴가를 주어 독서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사가독서(賜暇讀書)라는 인제 관리 시스템이 있었다. 그만큼 독서는 개인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기초적인 토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독서하는 공간은 그 곳이 감옥이든 작은 방이든 도서관이든 어디든 간에 독서가 지속되는 동안 그곳은 하나의 성(城)이 된다. 이 성은 독서하는 사람을 지식이 아니라 지혜로 이끄는 '자기완결적인 정신의 공간'이다. 따라서 책을 읽은 사람은 이 견고한 성의 성주가 되는 것이다.
로마를 비롯한 고대 도시에서도 도서관은 그 도시의 지성을 상징하는 건물로 도심의 중앙에 크고 웅장하게 지어져 있었다. 밤 늦게까지 켜진 대학 도서관의 불빛은 어두운 세상을 이끌고 밝혀나갈 지혜의 등불이 될 것이다.
선인들의 잠언을 읽으며 긴 겨울을 난다. 책을 읽다 피곤하면 바흐나 모차르트의 실내악을 듣거나 비에야브스키의 화려한 폴로네이즈들을 들으며 뜨거운 차를 마신다. 책을 읽는 동안에도 싸락눈은 날리고 해와 달은 자신들의 운행을 계속하고 아파트 아래 남천은 조용히 반짝거리며 흘러간다.
상징주의 시인 말라르메는 '결국 세계는 한 권의 아름다운 책에 이르기 위해 만들어졌다'라고 노래했다.
서영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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