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중 체조전용 경기장 화재로 '잿더미'

입력 2008-02-14 10:32:14

▲ 포철중 체조전용 경기장 화재.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 포철중 체조전용 경기장 화재.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13일 오후 1시쯤 포항 지곡동 포철중학교 체조전용 경기장 '심기관'에서 불이 나 3천여㎡의 체육관 내부와 운동기구 등을 모두 태워 소방서 추산 1억 1천만 원의 피해를 낸 뒤 1시간 만에 진화됐다.

화재 발생 당시가 점심시간으로 오전시간 이곳에서 훈련 중이었던 남녀 고교생 체조선수 15명은 모두 체육관을 비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학교 관계자는 "평소 오전에는 고교생을 중심으로 20명가량이, 오후에는 40여 명의 초·중·고교 체조선수들이 훈련을 하는데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화를 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풍을 타고 바닥에 깔려 있던 매트리스와 플라스틱류(케미컬 플로어) 등 인화성이 강한 마감재에 불길이 번지면서 시커먼 연기와 유독가스가 학교 주변을 뒤덮는 바람에 소방관들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체육관과 인접한 곳에서 수업을 받던 400여 명의 포철공고생들이 놀라 대피했다.

게다가 불이 난 체조경기장은 왕복 4차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포스텍 체육관과 마주보고 있어 때마침 이곳 포스텍 졸업식에 참석했던 졸업생과 학부모는 물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이구택 회장 등 포스코와 포스텍의 주요 인사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화재를 지켜봤다.

학교 한 관계자는 "심기관은 박 명예회장이 설립해 직접 이름을 붙이고 친필로 현판을 제작했다."며 "공교롭게도 포스텍과 포스코 교육재단 설립이사장이 포항을 방문한 날에 이 건물이 잿더미로 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졸업식 직후 화재현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에게 철저한 원인규명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세울 것을 당부했다. 조사에 나선 소방서와 경찰은 "체육관 무대 뒤편 천장에서 처음 불꽃이 튀었다."는 목격자들 말로 미루어 전기누전이나 합선에 의한 사고로 추정하고 정밀감식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불이 난 심기관은 1982년 지은 국내 최초의 사설 체조전용 경기장으로, 매일 40∼60명가량의 체조선수들이 오는 4월로 예정된 전국종별선수권대회와 5월 소년체전에 대비해 훈련 중이었는데 갑자기 훈련장이 없어져 대회 준비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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