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눈물 사용법/천운영 지음/창작과 비평사 펴냄
'그녀의 눈물 사용법'에는 정작 그녀가 눈물을 흘리는 대목은 나오지 않는다. 그녀는 상처와 고통을 대면할 때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대신 오줌을 싼다. 조롱과 비난에 대한 슬픔과 고독에 대한 굴복의 징표를 '눈물'이라고 생각하는 그녀가 찾은 또 다른 눈물 사용법이다. 게이친구와 죽은 영혼으로 등장하는 동생은 이런 그녀를 품어 준다. 눈물에 대한 통념을 뒤엎는 순간이다. 또 엄마와 할머니, 그녀는 울지 않는 대신 오라비와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는 눈물의 적극적인 주체로 등장한다. 통념의 두 번째 극복 방식이다.
치열하고 아름다운 미학적 단편을 발표했던 작가 천운영이 3년 만에 세 번째 소설집 '그녀의 눈물 사용법'을 출간했다. 작가는 '상처'를 철저히 관찰하고 상처에 대응하는 눈물의 속성을 상황별로 보여준다. 혼혈소녀의 상처 극복방법을 다룬 '알리의 줄넘기', 사내로부터 끊임없는 성적 상처를 입은 한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노래하는 꽃마차' 등 총 8편의 단편에 눈물의 변주가 스며들어있다. 욕망과 사랑, 눈물이 한데 뒤엉킨 단편은 각기 다른 연민과 자기애, 극복 방법을 보여준다. 272쪽, 9천800원.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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