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못하지만 엄마가 제일 기뻐했어요"
"암 투병 중인 엄마가 합격 소식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맙다.'고 되뇌시더라고요."
지난 31일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정시 모집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윤성현(19·대구 능인고 3년) 군은 어머니의 눈물을 잊을 수 없다. 지난해 한참 고3 아들의 뒷바라지를 해야 할 시기에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잇따라 발병, 병원 신세를 졌던 어머니였기 때문이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윤 군의 어머니는 여전히 몸이 좋지않은 상태. 윤 군은 "엄마가 말은 제대로 못했지만 그 누구보다 기쁠 것"이라고 했다.
아들은 아픈 어머니에 대한 걱정이 늘 머리에 맴돌았다. 하지만 그런 걱정을 공부에 쏟아부었다. 매일 오전 7시에 일어나 자정까지 학교에서 책을 팠다. 주말엔 영어·수학학원을 다니며 책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윤 군은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셨지만 씩씩하게 생활하려고 애를 썼다."고 했다.
윤 군은 집안 형편이 그리 넉넉지 못하다. 윤 군은 "우체국 청원경찰로 일하는 아버지께서 고생이 많으셨다."고 했다. 어머니 대신 아침 일찍 일어나 자신의 밥을 챙겨주고 뒷바라지를 하셨다는 것. 그런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고3 생활이 힘들어도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자신의 합격이 어머니의 완쾌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윤 군은 앞으로 대학 졸업 후 교육연구소의 출제위원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군은 "학교에서 모의고사를 수없이 치르면서 학생들을 위해 문제를 만드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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