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값 뛰어 36ℓ 3천원 더 받아
'유사휘발유, 너마저…'
기름값이 상승하면서 유사휘발유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유사휘발유를 만드는데 쓰이는 시너 재료 대부분이 원유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기름값 상승이 유사휘발유 가격 인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너 값이 뛰자 일부 유사휘발유 판매업자들은 더 싼 재료를 넣은 유사시너까지 만들어 파는 등 '짝퉁이 짝퉁을 낳는 현상'까지 연출되고 있다.
대구시 동구에서 시너가게를 운영하는 업주 A씨는 "지난해만 해도 시너 1ℓ당 30원 정도의 이익이 생겼는데 지금은 재료 값이 올라 10원도 남기기 힘들다."면서 "3만 6천 원(36ℓ)하던 시너 가격을 지난달부터 3천 원 더 올려 받고 있는데, 손님들이 '가짜 휘발유도 오르느냐'고 물으면 답변이 궁색하다."고 말했다.
기존 가격 그대로 파는 시너 가게 중에는 더 질낮은 유사휘발유를 만들어 파는 곳도 적지 않다. 유사휘발유 판매점에 시너를 공급하는 김모(36) 씨는"갑자기 시너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시너 원료 중 값이 가장 싼 메탄을 많이 섞고 있다."며 "재료(원유)값이 오르면서 가짜 시너를 만들어 파는 가게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메탄 비율을 높일 경우 고열이 발생, 엔진을 상하게 하고 연비도 낮아진다.
이 때문에 싼 값에 이끌려 유사휘발유를 찾던 사람들이 주유소로 되돌아가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김모(34) 씨는 "유사휘발유를 자주 넣고 있는데 얼마 전부터 연비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다시 주유소로 돌아가고 싶다."고 푸념했다. 박모(32) 씨는"2년간 시너를 넣으면서 별 탈 없이 다녔는데 최근에는 엔진 헤드가 망가져 수리비로 70만 원을 날렸다."며 "비싼 기름값을 내고 주유소에 갈 형편도 안 되니 차라리 차를 버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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