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단 은행, 고객 속으로

입력 2008-01-25 09:14:03

이동식 차량 점포서 통장개설·대출·환전…

▲ 증권사와의 본격적인 세 대결을 벌이는 은행들이 트럭을 개조한 이동식 점포를 활용, 고객과의 접점 줄이기에 나섰다.
▲ 증권사와의 본격적인 세 대결을 벌이는 은행들이 트럭을 개조한 이동식 점포를 활용, 고객과의 접점 줄이기에 나섰다.

"고객님, 이제는 좀 게을러지세요."

최근 투자의 시대를 맞아 증권사와의 본격적 세 대결에 들어간 은행들이 고객과의 접점 넓히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앉아서 기다리던 영업에서 탈피, 각종 최첨단 장비를 활용해 찾아가는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

대구은행은 올 상반기내에 16t짜리 트럭을 구입, 이동식 점포를 만들기로 했다. 이 차량에는 계좌개설을 가능하게 하는 위성시스템이 들어가고 은행 점포에서 볼 수 있는 자동화기기에다 전담 근무직원 4명 정도가 탑승한다. 신규통장 발급, 대출상담, 환전, 공과금 납부, 카드발급, 자동이체 등 모든 업무가 차안에서 가능하다. 움직이는 은행 점포인 셈.

대구은행은 대단위 아파트 입주단지나 큰 행사가 열리는 대구EXCO, 월드컵경기장 등에 이동점포를 우선 투입하고 겨울에는 스키장까지 따라갈 방침이다.

김진문(대구은행 마케팅통할부) 부부장은 "이동식 점포를 통한 찾아가는 영업은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대구은행은 대구·경북에서 가장 가까운 은행이지만 올해는 종전보다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했다.

농협도 다음달 16t짜리 트럭을 개조한 이동식 점포를 만들어 전국을 순회시킨다. 위성시스템 등 첨단장비가 들어가며 10억 원이 넘는 돈이 투입됐다.

국민·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물론, 부산은행은 이미 이동식 점포를 도입했으며 은행권은 전국적으로 12대를 운용중이다. 이동식 점포는 더 늘어날 전망.

이동식 점포를 갖고 있는 시중은행들은 이번 설에도 고속도로에서 귀성객들을 상대로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한편 대구은행의 경우, 모바일 기기를 도입해 고객의 안방까지 찾아가 은행 업무를 봐주는 아웃도어 서비스를 연내 도입하며, 신한은행은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방문하지 않고 전화나 팩스를 이용해 투자상담을 받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PB 원격 거래서비스'를 시행한다.

김규황 신한은행 대구PB센터장은 "고액 자산가들은 외국에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해외에서도 전화 한 통화로 모든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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