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숙의 고민 지우개]나이 들어서도 아내와 자주 다퉈

입력 2008-01-24 14:13:48

상대성경 바꾸기 어렵다면 내가 적응 노력을

*고민있어요

직장에서 은퇴한 남성입니다. 아내와의 성격차이가 크고 그중에서도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아내의 고집입니다. 분명이 자신이 뱉은 말임에도 끝까지 아니라고 우기는 아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기억력이 좋고 논리적인 저에 비해 아내는 정반대입니다. 며칠 전에도 같은 상황이 재현되어 다투었고 이젠 더 이상 대화를 할 수 없는 상태 입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수 십 년을 살아온 부부가 아직도 성격차이로 어려움이 있다면 많이 불편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모든 부부들은 사소한 갈등을 겪고 살아갑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미워할 일도 없겠지요. 행복한 부부들은 서로 비슷한 점이 많아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배경이나 신념, 그리고 다른 관심거리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 즉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갈등의 원인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배우자를 내 잣대로 맞추어 바꾸려고 함은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해 보세요. 배우자의 어떤 부분이 바꾸어지기 어렵다면 관점을 바꿔 자신이 배우자에게 적응하려는 노력은 얼마나 했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부부관계는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존중하며 대화를 통해 다가가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서로의 다름에 적응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해하고, 조율하고, 양보하면서 타협점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지요. 서로간의 대화단절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문제에 직면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해결하는 기술과 능력을 발휘해야 할 지점입니다.

돌이 금이 될 수가 없음은 자명합니다. 돌이 금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돌임을 확인하고 돌로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돌로써의 쓰임새를 극대화 하면 되니까요.인간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고, 단점이 있기에 장점이 돋보이고 단점을 뒤집으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폭력이나 고함, 비난이 인간관계를 개선시키거나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상처만 남을 뿐이지요. 상대의 약점을 지적하다보면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돌아보기보다 밀리지 않기 위해 방어에만 급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비난을 거두고 배우자를 알고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좋다, 나쁘다의 기준에서 벗어나야 배우자가 제대로 보입니다.

부부관계는, 서로 생각이 다른 가운데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조율하는 관계라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또한 배우자와 타협한다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모두 승리하는 것이고, 의견이 맞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것은 부부가 서로 대립하는 것이기 보다 두 사람이 함께 문제와 대립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또 '저래서는 안된다' 보다는 '저럴 수도 있겠구나'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고,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이 '사실'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 입니다. 상대를 이해하고 내 마음을 이야기하며 내 것을 강요하지 않음으로써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발휘해보시면 어떨지요. 현명한 선택으로 위기를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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