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금고 유치실패 때문?…농협간부들 대거 '좌천'

입력 2008-01-23 10:05:03

농협 경북지역본부가 3급 이상 고위직에 대한 사상 최대규모의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일부 시·군 농협지부의 경우 자치단체 금고 유치 실패에 따라 간부들이 '좌천성' 인사조치로 대거 자리를 옮기는 등 후폭풍에 휘말렸다.

지난해 11월 경산시 금고 일반회계 선정에서 대구은행에 뒤진 농협 경산시지부의 경우 대기발령을 받았던 김모 지부장이 대구지점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또 박모 부지부장이 울진군지부로, 권모 통괄팀장이 문경시지부로, 강모 팀장이 영양군지부로, 백모 팀장이 포항시지부로 발령이 나는 등 1, 2, 3급 간부 8명이 전보조치됐다.

이는 경산시 제1금고를 '수성'(守城)하지 못한 데 따른 문책성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이들 시지부 간부들은 지난해 전국 농협의 A5 그룹 영업실적 평가에서 2등을 하고도 제1금고를 지키지 못한 데 따른 인사조치에 대해 가혹하다는 평가를 하면서도 드러내 놓고 불만을 토로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협 성주군지부도 문모 성주군지부장(1급)이 서울지점장 요원으로 발령난 것을 비롯해 부지부장 차장 등 3급 이상 간부 5명이 모두 자리를 옮겼다. 3급 이상 간부 모두가 전보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중 정년을 1년 앞둔 간부도 자리를 옮긴 실정이다.

이는 지난해 군 금고 지정과 관련한 문책성 인사라는 지적이 많다. 그동안 일반·특별회계 모두를 농협 성주군지부에서 맡아 관리했으나, 올해부터 1천700억 원 규모의 일반회계는 농협이 맡았지만, 150억 규모인 특별회계 경우 상수도 특별회계 등 6개는 농협이, 취수사업 특별회계 등 3개 특별회계는 대구은행으로 이전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시·군 금고 유치가 매우 중요한 현안이지만 관련 직원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시·군 금고 일부를 타 금융기관에 빼앗겼다고 군 지부장과 모든 간부를 인사조치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성주·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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