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괌 훈련 "몸 상태 80% 회복…자신감도 쑥쑥"

입력 2008-01-16 08:50:36

검게 그을린 얼굴과 짧게 깎은 머리에서 이글거리는 태양 못지않게 강한 부활 의지가 엿보인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배영수가 전지훈련지인 괌에서 거듭나기 위해 연일 땀을 쏟아내고 있다.

2005, 2006시즌 삼성이 연속으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할 때 배영수의 활약은 발군이었다. 특히 2006년 한화 이글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진통제 주사를 맞으면서 선발, 중간, 마무리 자리를 가리지 않고 등판해 팀 우승을 이끌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때문에 지난 시즌 4위에 머물렀을 때 확실한 에이스였던 그의 공백은 더욱 크게 느껴졌다.

그런 그가 돌아왔다. 지난해 초 오른쪽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재활훈련에 매달렸던 배영수는 올 시즌 화려한 비상을 꿈꾼다. 몸만 좋아진 것이 아니다. 배영수에게 지난 1년은 몸의 소중함 뿐 아니라 사람의 소중함을 깨달은 시간이었다.

"예전에는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한발 물러서 있으니 많은 것이 눈에 들어왔어요. 특히 팬들의 응원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이제 경기장에서 그 보답을 해야죠."

삼성의 괌 전지훈련은 9일 시작됐다. 하지만 배영수는 일본프로야구에 뛰어든 선배 임창용(야쿠르트)과 함께 3일 괌에 도착, 훈련에 들어갔다. 최근 투구에선 시속 140km 초반대 공을 뿌리고 있다. 재활 초기에 던진 공이 채 5m도 날아가지 않을 때 가졌던 두려움도 어느새 사라졌다. 꾸준한 재활 훈련의 결과다.

스스로 진단하기에 현재 몸 상태는 정상일 때의 80% 수준. 배영수는 시속 160km의 공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실제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구속이 5km 이상 빨라지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던 데다 수술 전 배영수가 이미 시속 150km대 초반의 공을 던져왔기에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15승 이상, 평균 자책점 2점대는 배영수의 올 시즌 또 다른 목표다. 배영수의 통산 성적은 68승44패2세이브, 평균 자책점 3.66. 재활 후 첫 시즌인 데다 통산 100승 고지도 슬슬 눈에 들어오기에 올 시즌은 더욱 중요하다. 그가 1선발로 확실히 자리 잡아 준다면 삼성이 다시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데 한층 탄력을 받게 된다.

양일환 투수코치는 "영수에게 특별히 명예 회복을 강조했다. 약해졌다고 평가받은 투수력과 팀 성적을 함께 끌어올리자고 다짐했다."며 "재활 과정이 순조로운 데다 정신적으로도 한층 성숙해져 올 시즌 큰 사고(?)를 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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