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당선인 4강 외교특사 만남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만났지만 공천 갈등으로 인한 냉기류는 여전했다.
이 당선인 측 주도의 공천에 대해 "밀실공천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던 박 전 대표는 11일 당선인 집무실에서 '4강 외교특사' 자격으로 중국에 보낼 친서를 전달받고 40분간 대화를 나눴지만 편치않은 심경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났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박 전 대표(중국)와 더불어 4강 특사로 내정된 이상득 국회부의장(일본)·이재오 전 최고위원(러시아)·정몽준 의원(미국) 간에도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세 특사는 먼저 도착해 자연스레 얘기를 나누다 박 전 대표가 접견장에 도착하자 돌연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하며 껄끄러운 듯 인사를 나눴다. 박 전 대표는 이 최고위원과 악수하면서도 애써 외면했다.
이 당선인이 접견장으로 들어서자 분위기는 조금 달라졌으나 박 전 대표의 편치 않은 기색은 감출 수 없었다. 박 전 대표는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고 이에 이 당선인도 "오셨어요."라고 답했으나 분위기는 여전히 어색했다.
기념사진 촬영 때 박 전 대표는 이 당선인과 떨어져 섰고, 주변에서 "붙어 서세요."라고 하자 마지못해 한걸음 옆으로 옮겼다. 분위기를 바꾸려고 정 의원은 "김치하세요."라고 했고, 이 당선인이 "저는 김치 하면 눈이 감겨서 안 돼."라고 농담을 했으나 박 전 대표는 웃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이 당선인은 박 전 대표에게 중국에 관한 질문을 많이 했다.
이 당선인은 "중국이 왕이 부부장을 특사로 보내는 것은 특별한 배려가 있는 것 같다."며 "우리도 (박 전 대표를 보내는 것은) 중국을 크게 배려한 것"이라고 박 전 대표를 예우했다. 이어 "왕이 부부장과 오는 14일 오찬을 함께하자."는 제안도 했다.
이후 비공식 대화에서도 공천문제나 국무총리 발탁 등 민감한 문제에 관해서는 얘기조차 나오지 않았다. 접견 이후에는 이 전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를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하고 목례를 했으나 차가운 분위기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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