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아파트 맞아!…단지내 영어독서마을·문화센터 개설

입력 2008-01-11 08:59:24

강의 내용 알차 입주민 문화갈증 해소

▲ 대구 남구 이천동 교대역 월드메르디앙의 영어 독서 마을. 이곳 입주자대표회의가 동대표 회의실을 줄여 입주민들을 위한 영어, 독서 교육의 장으로 리모델링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 대구 남구 이천동 교대역 월드메르디앙의 영어 독서 마을. 이곳 입주자대표회의가 동대표 회의실을 줄여 입주민들을 위한 영어, 독서 교육의 장으로 리모델링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아파트 주민 공동시설이 진화하고 있다.

공동체 생활에 대한 입주민들의 의식이 성숙해진데다 저조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건설사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의실, 휴게실, 독서실 수준에 머물던 아파트의 주민 공동시설이 입주민 및 입주민 자녀를 위한 교육 공간이나 취미·문화센터 수준으로 속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

지난달 대구 남구 이천동 교대역 월드메르디앙 아파트에 대구에선 처음으로 무료 영어 독서 마을이 등장했다. 영어 독서 마을은 이곳 입주자대표회의가 아이디어를 내 동대표 회의실 공간을 개조한 것. 회의실 공간을 줄여 입주민 자녀를 위한 영어, 독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자는 생각이었다. 무료 강사진도 입주민으로 구성했다. 2명의 '선생님'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매주 화요일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5~10세의 입주민 자녀 20여 명을 가르친다. 미국에 거주했거나 자격증을 딴 전문 강사진이라 10여 명이 대기할 정도로 입주민 호응이 좋다. 김진석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미군부대와 가까운 아파트 위치 때문에 외국인들과 외국에 거주했던 한국인들이 많이 산다는 점에 착안해 영어 독서 마을을 기획했다."며 "공간이 문제였지만 입주민 전체를 위해 동대표 회의실을 과감히 줄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달성군 화원읍 삼성래미안엔 대구 첫 아파트 문화센터가 문을 열었다. 건설사가 부담해 문화센터 건물을 따로 짓고 꽃꽂이, 동화구연, 플루트, 공예 등 4개 과목 20개 강좌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3개월 남짓한 짧은 기간에 벌써 300명이 넘는 입주민들이 강좌를 신청했다. 다른 문화센터와 비교해 수강료가 훨씬 싼데다 전문 외부 강사들을 영입해 수준 높은 강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이 같은 문화센터는 아파트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분양률이 예전만 못하고, 입주민들의 문화 욕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파트 건설사들의 '문화' 투자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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