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사 보는 대학 나올 수도"

입력 2008-01-08 10:42:58

손병두 대교협 차기회장 "논술 가이드라인도 불필요" 입장

이명박 정부의 대학입시 정책이 대학 자율로 전환하면서 본고사 부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학입시와 관련된 모든 권한과 업무를 교육부로부터 이양받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손병두 차기 회장(서강대 총장)은 7일 잇따른 언론 인터뷰에서 본고사 부활과 논술 가이드라인 폐지를 언급했다. 손 차기 회장은 "대학에 따라 수능과 내신, 대학별고사 등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보장할 계획"이라며 "본고사를 치르는 대학도 나올 수 있겠지만 대교협 차원에서 제재는 없다."고 밝혔다. 또 논술고사에서 단답형·선다형 문제 출제나 영어 지문 활용 등을 금지한 출제 가이드라인도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논술 가이드라인이 폐지되면 당장 2009학년도 입시부터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영어 지문 제시, 문제풀이식 수학·과학 출제 등 본고사와 유사한 형태의 대학별고사가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해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를 전면 도입한 서울대가 본고사를 치르지 않겠다고 밝힌 데다 중·하위권 대학들은 제각각의 수능과 내신 중심 전형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고교생들의 입시 대비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입시전문가들은 "지금도 대학별 전형이 세분화돼 있는데 본고사 도입 등으로 더 복잡하게 만들면 학생 스스로 실력에 맞는 대학을 찾아 전형방법을 확인한 뒤 맞춤식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다."며 "학교에서는 기본적인 수학능력을 길러주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어 혼란이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차기 회장은 또 언론 인터뷰에서 "수능도 원점수, 표준점수, 백분위 등을 대학에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수능 등급제 무력화 가능성을 비쳤다. 이렇게 되면 수능의 변별력이 높아져 활용 대학이 늘고 반영 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 수능에 강세가 두드러진 재수생들이 입시에 큰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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