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구화물역 3년째 '청산중'

입력 2008-01-04 09:40:36

물류시설 활용 밝힌 후 세부계획 감감

▲ 서대구 복합화물 터미널 사업이 부지매각등 차질을 빚으면서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msnet.co.kr
▲ 서대구 복합화물 터미널 사업이 부지매각등 차질을 빚으면서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msnet.co.kr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대구 서대구화물역 사업이 진척이 없어 3년째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대구시가 코레일 소유의 부지를 사들여 물류관련 시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지만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커녕, 매입마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

대구시는 2006년 서구 이현동 서대구화물역 건설 사업을 백지화한 뒤 그해 말까지 건설 사업 주체였던 대구복합화물터미널(주)을 완전 청산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청산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21만 9천581㎡에 이르는 부지 활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237억 원에 이르는 부지 매입비용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 시는 당초 올해 초까지 자체 사업들을 검토하거나 각 실·국, 산하기관의 의견을 들어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대구공단 등 일부에서는 이 부지를 주차장 부지로 임대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부지 매입이 늦어지면서 코레일은 지난해 7월 대구시에 매입 의사를 묻는 공문을 보낸 데 이어 지난달엔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입찰 공고를 냈다. 응찰자가 없어 한 차례 유찰된 뒤, 같은 달 28일 재입찰 공고를 내놓은 상태. 코레일에서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는 건설교통부가 철도공사 경영합리화의 일환으로 1천억 원 상당의 자산을 매각하지 않으면 2008년 예산 지원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지난달 점검에서도 건교부로부터 매각을 서두르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의 매각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2개 업체가 부지 매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 응찰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코레일 부지가 민간업자로 넘어갈 경우 코레일과 대구시 소유 부지가 섞여 있는 화물역 부지 특성상 대구시의 부지 활용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대구지사 관계자는 "대구시가 매입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겠지만 올 연말에나 계약하겠다는 시의 입장을 무조건 받아들이기는 힘든 형편이어서 우선 매입을 희망하는 곳에 팔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유찰이 거듭돼 시와 매각협상을 하더라도 대금의 분할 납입에 따른 연 6%의 이자를 부담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비로 시의 재원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당장 부지를 매입할 여력이 없다."며 "6월까지 부지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활용 방안을 마련한 뒤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매입 협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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