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타깃 인사들 '자의반 타의반' 누가 떠날까?

입력 2008-01-03 09:43:20

총선 중진·실세의원 용퇴 등 인적 쇄신 요구 확산

박근혜(왼쪽)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용길 매일신문사 사장이 2일 오후 대구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박근혜(왼쪽)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용길 매일신문사 사장이 2일 오후 대구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2008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중진 혹은 실세들 가운데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할 인사들은 누굴까?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대통합민주신당·민주노동당·민주당 등이 당 쇄신 차원으로 대폭적인 물갈이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치권에서 이와 관련된 얘기들이 회자되고 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을 헤쳐가기 위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을 비롯한 중진들 다수가 불출마를 선언했고 막판까지 버티던 일부는 떠밀려났다. 16대 총선 때도 민주당의 최고 실세였던 권노갑 고문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당내 중진 혹은 실세 의원 등의 연쇄 불출마를 이끌어냈으며 이에 맞선 의원들은 공천심사 과정에서 탈락했다. 결국 중진들 다수가 스스로 출마를 포기했거나, 공천 과정을 통해 퇴진당한 신세가 됐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한나라당에선 중진 의원 등의 퇴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도 2일 "한나라당에는 과거 공화당 때부터 시작해서 민주정의당, 신한국당, 민자당 등을 거치면서 오랫동안 정치해온 분들이 많다."며 중진들의 물갈이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탈(脫) 여의도 정치'를 기치로 대대적인 인적 쇄신 의지를 역설하고 있는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그러나 친박(親朴·친 박근혜 전 대표) 의원들로부터"대폭적인 물갈이에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을 것"이란 식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친이(親李·친 이명박 당선인) 중진 혹은 실세 의원 쪽에서 먼저 용퇴(勇退)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또한 친이·친박을 망라, 당내 중진 의원들에 대한 퇴진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서도 초선 의원들과 당 쇄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대폭적인 인적 쇄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참여정부의 총리 및 장관 출신 당 의장 및 원내대표 출신·당내 중진들이 최대 타깃이 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불출마 선언 등을 통해 총대를 메고 나서는 인사들이 없어 당내 분란이 커지고 있다.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인사들 중 일부는 오히려 선거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는 소문도 있다.

민주당은 대대적인 외부 인사영입을 통해 총선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박상천 대표가 당내의 퇴진요구에 맞서는 등 대선 패배 책임론을 둘러싸고 내분에 휩싸여 있다. 민노당도 권영길 전 대선 후보에 대한 정계 은퇴 요구 등으로 뒤숭숭하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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