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입주 예정 3만2천여 가구…지역 사상 최대

물량 풍부·가격 약세 '내집' 골라보자

2008년은 대구 지역에서 사상 최대의 아파트 '입주 잔치'가 시작된다.

올해 예정된 입주 물량만 3만 2천여 가구. 2005년부터 쏟아진 분양 물량이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하기 때문으로 내집마련을 준비 중인 실수요자라면 2008년은 내집마련의 적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리 상승으로 매수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올해 처음으로 내집마련에 나서거나 중대형 평형으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를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넘치는 물량에 가격은 약세

2000년 이후 대구 지역 평균 입주 물량은 1만 5천 가구 정도며 2005년과 2006년도에 각각 1만 8천여 가구가 입주해 상대적으로 입주 물량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최소 3만 2천여 가구가 입주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단순 물량만 비교해도 예전의 두 배를 넘고 있다.

또 물량이 많은 만큼 구·군별이나 평형별로 다양한 입주 단지가 있으며 특히 주택공사와 도시개발공사에서 분양하는 임대 아파트도 많아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상대적으로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입주 물량이 많은 만큼 가격 약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6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분양 시장 침체가 분양권 가격에 영향을 미치면서 상당수 분양 단지들의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탓이다.

부동산 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대구 지역 3.3㎡당 평균 분양 가격은 906만 원이지만 2005년 이후 분양 단지의 지난 12월 현재 분양권 가격은 817만 원으로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2006년 3.3㎡(1평)당 평균 분양 가격이 1천156만 원이었던 수성구의 경우 2007년 입주 단지 3.3㎡당 분양권 평균 가격이 1천117만 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달서구는 2006년 3.3㎡ 당 평균 분양가격이 844만 원이었지만 분양권은 741만 원, 북구는 같은 해 분양가 시세는 3.3㎡ 당 768만 원이었지만 분양권 시세는 623만 원이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 지사장은 "분양권 시세의 경우 2005년과 2006년 분양 단지가 혼재돼 있는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2006년 분양가보다 오히려 가격이 낮은 단지들이 많다."며 "계약금과 중도금 이자 등을 감안한다면 실제 내집마련 비용은 더욱 내려가게 된다."고 밝혔다.

시장 침체로 분양권 매도자 입장에서는 손해가 불가피하지만 매수자 입장에서는 좀더 유리한 조건으로 내집마련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내집마련 유의 사항

입주 예정 단지 매수에 나선다면 몇 가지 주의 사항이 필요하다. 우선 입지와 가격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 업소 관계자들은 "인터넷 시세에 올라 있는 지역과 가격을 단순 비교해서는 판단이 쉽지 않다."며 "같은 지역이라도 지하철이나 도로 인접, 학군 등에 따라 가격이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또 2006년 이전 분양 단지의 경우 모델하우스가 없는 만큼 공사 현장을 방문, 내부 구조와 동 배치, 방향 등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올해 입주 예정 단지의 경우 대부분 골조 공사가 끝나 있는 만큼 동 배치에 따른 조망이나 일조권 여부 확인이 손쉬우며 일부 단지의 경우는 방문자를 위해 현장 내 일부 가구를 샘플하우스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입주 단지의 분양 당시 조건 확인도 필요하다.

같은 시기에 분양된 단지라 하더라도 중도금과 잔금 조건, 발코니 확장 유무에 따라 부담 금액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탓이다.

분양대행사 장백의 박영곤 대표는 "110㎡의 경우 중도금 무이자와 유이자에 따라 1천 여만 원 정도 차이가 발생하게 되며 발코니 무상 확장도 최소 500여 만 원 이상 가격 차이를 보이게 된다."며 "단순 분양 가격만을 비교해서 입주 예정 단지 매수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