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위원장 총장겸임 '바쁘다 바빠'

입력 2008-01-01 19:34:49

대학 쪽도 복귀 준비…후임총장 인선작업 없어

차기 정부의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고강도 업무 속에서도 숙명여대 총장직을 겸임하느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다.

1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이 학교 총장을 14년째 맡아 온 이 위원장은 지난해 12월25일 인수위원장에 임명된 뒤에도 총장과 인수위원장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총장 업무의 상당 부분은 부총장을 비롯한 다른 보직 교수들에게 위임했지만 중요 사안의 경우 직접 보고를 받고 처리 방향을 지시한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전했다.

따라서 인수위의 공식 업무가 끝난 뒤나 휴식시간을 할애해 짬짬이 학교 업무를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금까지 대학에서 이뤄 온 성과를 마무리짓기 위해 올해 8월 말까지로 예정된 총장 임기를 마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위원장은 작년 12월25일 인수위원장 수락 배경을 설명하면서 "(인수위 활동 시기가) 방학기간이고 두 달만 열심히 하면 되기 때문"라고 말해 학교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는 "50여일 간의 인수위 활동 과정에서 어떤 돌발변수가 생길지 모르지만 현재로선 2월24일 인수위가 끝나면 다시 총장으로 돌아오는 게 확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총장직 사퇴에 관한 얘기가 나온 적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이 총장의)후임 인선작업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학교 안팎에서는 이 위원장이 만일 총리직을 제안받더라도 고사하고 학교로 돌아가 총장 임기를 끝낼 가능성이 많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숙대의 한 단과대 학장도 "인수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시기와 대통령이 각료를 인선하고 국회 동의를 거치는 기간이 겹친다"며 "이 총장이 인수위를 지휘하면서 동시에 차기정부의 총리 등 새 직책에 임명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최장수 총장' 기록을 세운 이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선대위를 꾸리면서 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러브 콜'을 보냈을 때도 "학교 일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고사한 일도 있다.

이 위원장은 개교 100주년인 2006년 학교 발전기금 1천억원 모금을 달성하는 등 'CEO형 총장'으로 주목받으며 교수와 학생들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고, 인수위원장 임명된 뒤에는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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