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대구 시내 한 식당에서 평생을 함께 산 노부부의 특별한 결혼 기념식이 열렸다. 주인공은 결혼 70주년을 맞은 최영호(97)·이원복(91) 부부. 집안의 약속에 따라 어린 나이에 한 결혼이 아니라 20대 초·중반의 성인이 돼 백년가약을 맺고도 말 그대로 평생을 함께하고 있다. 두 사람은 27일 70주년을 이틀 앞당겨 열린 이날 기념식에서도 정정한 모습을 잃지 않고 40명이 넘는 대가족의 축하를 받았다. 최 옹은 대구·경북 체육회를 설립하고, 1952년 핀란드 헬싱키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단장을 역임한 국내 체육계의 산증인. 일본에서 '유도 9단'에 오를 정도의 튼튼한 체력이 아직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2. 최 옹과 사돈지간인 박용수(82)·최난식(83) 부부도 지난 2월 11일 결혼 60주년을 맞았다. 은혼식(결혼 25주년)과 금혼식(결혼 50주년)을 지나 맞는 60주년은 '회혼식'이라 불리는 경사스런 날. 특히 최난식 여사가 항암 치료를 이겨내고 맞은 60주년이라 그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5년 전 유방암이 재발한 최 여사는 지난 한 해 17번의 항암 주사를 맞으며 병마와 싸웠다. 눈썹을 비롯해 몸의 털이 다 빠져나가는 지독한 고통을 겪었지만 하늘이 부부의 인연을 안타까워한 때문인지 어느새 건강을 되찾아 머리카락까지 모두 다시 자랐다.
특별한 두 사돈의 60주년, 70주년을 곁에서 함께 지켜본 이는 박경동(59) 대구 효성병원장. 최 옹 부부의 둘째 사위이자 박 옹 부부의 장남으로, 장인·장모님과 부모님의 옆자리를 지킨 때문이다.
"아들, 딸에게 말하곤 합니다. 돈이 많고 권세가 있다고 명문가가 아니라 바로 너희가 명문가 후손이라고요. 할아버지·할머니, 외할아버지·외할머니가 모두 살아계신 집안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것도 60년, 70년을 함께하면서요."
박 원장은 "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한 해를 보낸 기분"이라며 "장인·장모님과 부모님은 오래 살아 가족들에게 짐이 된다시지만 마음 같아선 100주년이 지나도록 집안의 최고 어른으로 후손들의 힘이 돼 주셨으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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