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쉽지 않네요."
김상식 대구 오리온스 감독대행은 27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T&G 전을 마친 뒤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충희 감독이 26일 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는 바람에 코치로 이 감독을 보좌하다 급히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대행은 27일 경기에서 77대104로 대패한 뒤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급히 팀을 챙기다 보니 선수들에게 요구 사항이 많았다. 나도, 선수들도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며 "힘들 텐데 너무 많은 것을 주문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털어놓았다.
김 감독 대행의 고민은 이충희 전 감독과 마찬가지. 포인트 가드 김승현을 비롯해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이 겹쳐 제대로 된 출전 선수 명단조차 짜기 어렵다. 사령탑이 머리를 굴린다고 금방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는 "몇 승을 올릴 수 있을 것 같냐고 주위에서 묻는데 한 경기를 제대로 치르기도 버거운 판국에 어떻게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이날 경기에는 박준용과 신인 홍성헌 등 그동안 코트를 밟지 못했던 선수들도 경기 막바지에 모습을 보였다.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때문이기도 했지만 앞으로 경기에 투입하기 위해 감각을 살려주려는 의도였다. 기량이 부족해도 현재로선 백업 멤버까지 모두 기용, 수비와 체력에 승부를 거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감독대행의 설명.
그는 "빨라도 1월 둘째 주가 돼야 김승현과 외국인 선수들이 합류, 제대로 된 출전 선수 명단을 짤 수 있다."며 "김승현은 그 전에 감각을 살리기 위해 잠시 뛸 수도 있지만 제 실력을 발휘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스는 27일 안간힘을 다했지만 KT&G의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T&G의 외국인 선수 마퀸 챈들러(24점 5리바운드), TJ 커밍스(24점 8리바운드)의 슛은 잇따라 림을 통과했다. 특히 챈들러는 1쿼터에만 3점슛 3개를 포함해 13점을 몰아넣으며 기세를 올렸다.
오리온스의 이동준, 주태수, 숀 호킨스가 몸을 던져 막아섰지만 이들의 득점 행진은 계속됐다. 이동준은 아직 수비가 미숙하고 주태수는 운동 능력이 외국인 선수에 못 미쳤기 때문. 특히 호킨스는 공격에서 23점 10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작은 체구(193cm) 때문에 수비에선 각각 196cm, 200cm인 챈들러와 커밍스에 밀렸다. 외국인 선수가 1명 뿐인 것이 아쉬웠다.
오리온스는 공격에서 김병철(16점 3어시스트)과 주태수(17점 6리바운드), 이동준(12점 4리바운드)이 호킨스의 뒤를 받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라붙었다. 하지만 KT&G는 외국인 선수 둘 외에도 주희정(16점 6어시스트), 박성운(10점) 등이 수시로 외곽슛을 꽂아 넣으며 오리온스의 추격을 어렵지 않게 뿌리쳤다. 이날 패배로 오리온스는 7연패에 빠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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