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위한 도시 디자인] ⑩랜드마크, 야경

입력 2007-12-28 07:23:09

도시의 밤에 색을 입히니, 이미지 업그레이드

'건축물'은 인간이 만든 가장 커다란 시각 예술 작품이다. 이런 건축물 가운데 도시를 대표하는 것들은 랜드마크라 불리며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랜드마크는 주위 배경을 압도하는 디자인적 특수성을 띠게 마련이지만 '색채' 또한 빠질 수 없는 핵심 요소다. 이 같은 색채적 요소는 야간 경관 조명을 통해 밤에 더 빛나고, 랜드마크 자체는 물론 도시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는 야경을 연출한다.

◆회전 대관람차

2009년 완공 예정의 중국 그레이트베이징(높이 208m), 내년 상반기 문을 여는 싱가포르 플라이어(165m), 90년대 말 준공한 일본 오사카 템포잔(100m)과 도쿄 팔레트(115m)…. 각각의 이름은 다르지만 아시아를 대표하거나 대표하게 될 회전 대관람차들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이 같은 대관람차 경쟁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디자인이나 높이가 도시를 대표하는 테마 공간으로 손색이 없기도 하지만 영국 '런던아이(London eye=런던의 눈)'의 성공이 전 세계적 회전 대관람차 열풍을 몰고 온 때문이다.

1999년 12월 31일 개장한 런던 아이는 높이 135m에 424m의 바퀴 둘레를 가진 회전 대관람차. 템스강 한가운데 위치해 있고, 둥근 바퀴 전체에는 동시에 800명을 태울 수 있는 32개의 독특한 캡슐이 달려 있다.

개장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관람차였던 런던 아이는 이전까지는 불가능했던 런던의 개별 야경을 하나로 모으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런던 아이의 캡슐에 오르면 빅벤(시계탑), 국회의사당, 타워브리지, 타워 오브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 등 각각의 정적 야경을 간직한 고전 건축물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런던아이는 그 자체가 강력한 야경 효과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거대한 회전 관람차의 캡슐과 바퀴에서 뿜어지는 형형색색의 조명이 지은 지 수백 년이 넘은 고풍스런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직접 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장관이다.

◆타워

CN 타워(캐나다 토론토), 오리엔탈 펄 타워(중국 상하이), 도쿄 타워(일본), 남산 타워(대한민국 서울)에 이르기까지 랜드마크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건축물이 바로 '타워'다. 이 같은 타워 역시 건축물 자체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해 더욱 유명하다. 타워와 야경의 가장 이상적인 만남은 일본 고베항의 포트 타워에서 찾을 수 있다.

포트 타워는 1963년에 세워진 높이 108m의 붉은색 철골 구조물로, 1995년 한신 대지진 이후 복구 작업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고, 밤이 되면 켜지는 야간 경관 조명이 원래의 붉은색과 어우러져 환상의 빛을 뿜어낸다. 이 같은 포트 타워 주변에는 형형색색의 다른 건축물 야간경관 조명이 절묘하게 배치돼 있다. 포트 타워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해양박물관은 붉은색과 대비되는 초록의 그물망을 펼쳐 놓은 듯한 모습이고, 그 맞은 편으로 하버랜드라 불리는 쇼핑단지가 불야성을 이룬다. 런던 아이에는 비할 수 없지만 시시각각 색깔이 변하는 대관람차가 주위를 밝히고, 대관람차와 포트 타워 사이 강물에는 네온 장치를 단 목선이 유유히 흘러간다.

영국 런던, 일본 고베에서 글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사진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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