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문화창조의 도시' 대구의 청사진

입력 2007-12-28 07:44:03

지금까지 '문화·예술의 도시 대구'로 불리는 이 도시가 21세기에, 더 나아가 앞으로 어떤 모습의 문화·예술을 창조하고 주도해 나가는 것이 좋을까에 대해서 나름대로 주장을 펼쳐보았다.

21세기 미래의 문화·예술은 당연히 젊은 세대들이 주인공이자 주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 포커스를 맞춰서 지금 우리의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이미 그들이 창조한 독특한 청소년 문화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얻는데 주력해 보았다.

그런데, 문화·예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방법 중에 창조적 기능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또 있다. 바로 문화·예술에 대한 역사자료 정리 작업과 문서화 작업이다. 대구는 서울을 제외하고 다른 어느 지역보다 근대화 과정에서 서양문명 도입 이후 문화·예술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던 지역이다.

1900년대 기독교의 유입과 비슷한 시기에 서양 음악이 도입되었던 걸로 기록이 남아 있음에도, 우리 대구의 음악인들 중에서 이런 역사와 자료에 대해 전문적이거나 학문적인 연구를 했거나 기록으로 남긴 경우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제 대구에도 음악 자료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이 자료관에는 다양한 정보 즉 음악박물관 기능을 비롯한 정보, 자료, 도서, 감상, 음반녹음, 학술연구, 연주홀까지 대구의 근·현대음악 관련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또한 발굴·조사·수립·보존하는 그런 종합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

음악 자료관이나 대구음악 통사 같은 일도 다른 도시에 없는 우리 대구만의 독창성 있는, 타도시보다 모범이 될 수 있는 그런 기관이어야 되겠다. 이런 자료와 역사의 바탕 위에 21세기에는 더욱 견고하고 경쟁력있는 젊은 음악도와 음악가들이 양산될 것이라고 본다.

끝으로 지역 음악인들이 합심하여 어렵고 힘들더라도 공식적인 기구 발족과 꾸준한 노력으로 시정부를 이해시켜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하루빨리 음악 자료관을 설립하여 지금 이 시간에도 사라지고 있을 소중한 자료들을 이곳으로 모아 후세에 부끄럽지 않은 음악계의 선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병배(대구음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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