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대구 찾아 웨이트 트레이닝 맹훈

입력 2007-12-27 09:22:31

"편하고 집중 잘돼…역시 내고향"

2004년 이후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은 매해 시즌이 끝나면 고향 대구를 찾아 몸을 추스른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과 체력을 키워 다음 시즌에 대비하는 것. 이승엽에게 있어 가족이 살고 9년간 뛴 삼성 라이온즈의 연고지인 대구는 언제나 따뜻한 곳이다. "대구에 있을 때가 제일 마음이 편하죠. 고향이니까. 태어나서 자란 곳이고 일본에 진출하기 전까지 떠나본 적이 없는 곳이어서 더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승엽이 겨우내 몸을 만드는 곳은 지산동 세진헬스. 이곳 오창훈(35) 관장에게 이승엽은 누나 친구의 동생이다. 이승엽이 찾아온 것이 계기가 돼 현재는 많은 야구 선수들이 드나드는 곳이 됐고 유명세도 탔다. 인터넷 유행어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완벽함으로 잔소리를 들을 때 늘 비교대상이 되는 존재)'와 달리 오 관장에게 이승엽은 얄미운 존재가 아니라 복덩이인 셈이다.

"처음엔 마음 편히 운동할 곳이 없다며 며칠만 다니겠다고 하더니 자신의 몸에 잘 맞았는지 계속 오게 됐습니다. 한눈 팔 틈 없이 파김치가 되도록 운동을 시키는 데도 끈기있게 해내는 걸 보면 역시 최고 선수는 다르다는 걸 느끼죠."

매일 이승엽이 2시간씩 구슬땀을 흘릴 때면 항상 오 관장이 함께 하는데 26일 훈련 모습도 마찬가지였다. 오 관장은 야구 선수의 훈련 방법은 달라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순간적으로 힘을 집중시키는 폭발력이 필요한 야구 선수가 일반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 힘만 키우면 오히려 부상을 당할 위험이 높다는 것.

이승엽의 훈련 프로그램에 대해 오 관장은 "간단히 말하면 운동으로 몸에 힘을 모두 뺀 상태에서 온 몸을 이용해 기구 운동을 할 수 밖에 없도록 한다. 그래야 한 번에 집중적으로 힘을 쏟아낼 수 있다."며 "야구가 회전 운동이고 회전 운동의 중심은 복근이므로 모든 운동을 배에 힘을 준 채 하도록 시킨다."고 밝혔다.

시즌을 마치고 부상 당한 왼손 엄지 손가락 수술을 받은 이승엽은 아직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지 않은 상태. 현재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고 있는데 1월4일부터 캐치볼, 타격 등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승엽에게 내년 시즌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 시즌 성적(타율 0.274, 30홈런 74타점)이 기대에 못 미쳐 연봉 6억5천만 엔에서 5천만 엔을 스스로 삭감하자고 구단에 말해 내년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는 데다 투수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스)과의 대결도 앞두고 있기 때문.

이승엽은 "4번 타자로서 제 몫을 못했기에 깎아 달라고 먼저 요구했다. 부상이 없다면 내년 시즌에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같은 타자여서 (이)병규 형과는 별 부담이 없었지만 (임)창용이와는 투수와 타자로 맞선다. 한쪽이 잘하면 다른 쪽은 힘들 수밖에 없다. 프로이니만큼 처음부터 최선을 다해 상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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