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과학교육 재점검 필요

입력 2007-12-27 08:44:04

한국 과학교육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전 세계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결과 갈수록 과학 선진국과 실력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 당연한 결과로, 그동안 상위권에 랭크된 것이 이상할 정도라면 너무 심한 표현일까?

문제 하나 차이로 대입이 결정나는 입시제도가 교육현장에서 기초과학의 육성을 어렵게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청소년들의 자질이 아무리 뛰어난들 암기식 문제풀이에 익숙한 것이 현실이고 보면 응용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PISA는 3년에 한 번씩 실시된다. 우리나라 대상 학생은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5천500명으로, 과학 부문의 경우 '과학적 응용력'을 실력의 척도로 사용했다고 한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하는데 과학적 지식과 능력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초점이었다.

그런데도 결과는 대상 57개국 중 11위로, 2000년 1위, 2003년 4위에 한참 못 미치는 실망스런 수준이라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문제는 학생들의 성적표가 갈수록 나빠지는데도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일관되지 못한 교육정책이 뭇매를 맞고 나면 또 다른 대책이 나오지만, 그때마다 학생들을 더욱 혼란에 빠지게 한다.

입시에 모든 사고가 집중되다 보니 학교나 학생이나 논리적인 사고나 응용력을 기르는 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이대로는 안 된다. 과학분야가 미래를 좌우한다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는 사실이다. 아시아권으로 시야를 좁혀도 중국·인도가 과학분야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달탐사 위성발사에 성공했다. 인도는 IT강국으로 자타가 인정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홍콩(2위)·대만(4위)·일본(6위)이 우리보다 앞섰다. 주변 여건이 어느 하나 나은 것이 없는 상황에서 교육마저 소홀히 한다면 미래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2000년·2003년의 성적에서 안주하는 듯한 교육당국의 안이한 자세를 근본부터 바로잡아야 할 때라는 것을 강조해 둔다.

남예영(대구 수성구 고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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