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高한 수입차? 이젠 고개를 숙여라"

입력 2007-12-26 07:20:00

SK네트웍스發 가격파괴…업계 값인하 경쟁 점화

수입차 시장에 '가격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지난달부터 수입차를 직수입해 기존 국내딜러를 통한 수입차에 비해 10~15%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가격 파괴에 불을 붙인 것. 이렇게 되자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기존 수입차업계도 '고객 사수'를 위해 차량 판매 가격을 낮추는 등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직수입 본격화되다

SK네트웍스는 지난달 서울 방배동과 경기도 분당 2곳에 직수입 전담 매장을 열고 벤츠와 BMW, 아우디, 렉서스 등 프리미엄급 4개 브랜드에 중저가 차종인 도요타 캠리를 추가해 총 5개 브랜드 차량, 총 10개 모델을 해외에서 직수입해 국내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또 오프라인 매장과는 별도로 인터넷 홈페이지(www.s-movilion.com)를 개설, 온라인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이런 직수입 차량의 가장 큰 무기는 뭐니뭐니해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기존 '국내딜러를 통한' 수입이 아니기 때문에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해 차종별로 기존 국내 딜러를 통한 가격에 비해 10∼15%(풀옵션 기준) 싸게 공급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SK네트웍스는 현재 2억 660만 원에 팔리고 있는 벤츠 S550모델을 3천만 원이 싼 1억 7천650만 원에 판매하고 1억 8천520만 원 하는 BMW 750Li 모델의 경우 3천170만 원 저렴한 1억 5천350만 원에 팔고 있다.

직수입 시스템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인 A/S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SK네트웍스측의 설명. 수도권에 전문서비스 센터 2곳과 전국적으로 제휴한 스피드메이트 12곳 등 총 14곳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것. SK네트웍스는 내년 상반기 중에 정비 공장을 만드는 한편 전국적으로 추가 제휴 서비스망을 확충해 A/S 부분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개월여가 지난 현재 시장 반응은 괜찮은 편이다. SK네트웍스측은 "올 연말까지 목표인 150대 판매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며 온라인에서도 지금까지 3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며 "아직 초창기라 관망하는 고객들이 상당수지만 내년으로 넘어가면 본격적인 구입 판도로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다.

◆수입차들 잇따라 가격 인하

기존 수입차업계는 SK네트웍스의 직수입 열풍에 초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SK네트웍스에서 판매하는 수입차가 A/S나 국내 수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가격 인하를 단행하는 '양면 작전'을 펴고 있는 것.

가격 인하에 불을 댕긴 회사는 BMW. BMW코리아는 지난 5월 2천996㏄인 뉴528i를 내놓으며 구형 525i(2천494㏄)보다 가격을 1천900만 원(21.9%) 내렸다. 최근엔 320i 스페셜 에디션을 내놓으며 사실상 3시리즈도 가격을 인하했다. 비교적 사용 빈도가 적은 일부 옵션을 제외해 기본형 모델 가격 4천520만 원보다 약 8% 저렴한 4천180만 원에 내놓은 것.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지난 11월 엔트리급 C200K 신형 가격을 4천690만 원에 내놓는 등 가격을 인하했다. 디자인만 다를 뿐 거의 같은 차였던 구형 C200K이 5천74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가격 인하'인 셈.

한국도요타자동차도 지난 7일 LS600hL 5인승과 LS460L 5인승 모델을 각각 1억 8천만 원과 1억 4천300만 원에 내놓았다. 이전에 출시한 LS600hL와 LS460L 4인승 가격이 각각 1억 9천700만 원, 1억 6천3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1천700만 원과 2천만 원의 가격인하 효과를 보는 셈이다.

이밖에 폭스바겐이나 랜드로버, 크라이슬러 등도 가격 인하 경쟁에 동참하면서 전반적인 수입차 업계가 가격 파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