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김성수 개인전…30일까지 갤러리M

입력 2007-12-25 07:36:23

다양한 목각 표정도 결국엔 '내 표정' 닮아…

투박한 끌맛이 아직 살아 있는 목각 꼭두. 알록달록하게 색을 입힌 인물상 위에 아무렇게나 그려 놓은 얼굴 윤곽이며 옷. 그 표정 속에 살아 있는 다양한 희로애락의 표정.

한국 전통 인형극의 꼭두를 차용한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조각가 김성수의 열 번째 개인전 '꽃을 든 남자'가 30일까지 갤러리M에서 열린다. 10년째 하고 있는 꼭두 작업전인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새를 타고 나는 사람들' 연작과 함께 작은 인물상 그리고 근작 '꽃을 든 남자' 등을 선보인다.

김성수는 인간에 대한 집중과 관찰로 일관하는 작업을 통해 더 이상 평화롭지 않은 일상과 부조리한 삶에 대해 간소하고 투박한 조형기법을 동원해 이야기하고 있다. 무료한 일상에서 시원하게 탈출하는 상상을 일으키는 새를 타고 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맛깔스럽지만, 이번 전시에서 눈을 끄는 것은 아무래도 '꽃을 든 남자'이다.

원목을 통째로 깎아서 만든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2m 내외의 작품은 전통미가 풍기면서도 새로운 멋이 있다.

아무렇게나 깎아 놓아 못생긴 듯하지만 손에 들고 있는 한 송이 꽃을 통해 순박한 느낌을 솔솔 풍긴다. 여기엔 색을 입혀도, 입히지 않아도 그만이다. 촌스러운 듯하지만 남자가 들고 있는 꽃은 도시생활에서 우리가 잃어 버린 순수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기념촬영' 작품은 재미있다. 61개의 꼭두가 나란히 서 있는 이 작품은 작지만 복잡한 인간사회를 그대로 담고 있다. 젊은 아가씨부터 나이 많은 영감님까지, 술집 작부로부터 종교인까지, 웃고 있는 사람부터 찡그린 사람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의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 준다.

작가는 이번 전시작품에서 큰 작품을 통해 "조각의 본질인 물성을 제대로 살리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끌 자국을 그대로 살려놓은 이유이다. 다양한 표정을 그렸지만 "결국엔 내 표정을 닮아 가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사람을 표현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좋은 조각가' 김성수가 보여주는 "좀 더 가까이 있는 사소하고, 작고 따뜻한 낙원"이 펼쳐진다. 053)745-4244.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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