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왜 뮤지컬인가

입력 2007-12-25 07:43:48

요즘 대구가 왜 '뮤지컬 도시'를 표방하는지 많은 질문을 받는다. 상상력이 가치 창조의 밑거름이 되는 디지털시대, 뮤지컬은 문화산업의 중요한 콘텐츠로 고부가 가치 창출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이 용이해 문화적·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오페라의 유령'은 영국과 미국에서 20년 넘게 공연되고 있으며 가까운 일본도 10년째 '라이온 킹'이 한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뮤지컬이 생활의 일부가 된 셈이다. 국내에서도 '명성황후'와 '난타'가 1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보면 감동을 선물하는 좋은 공연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뮤지컬은 음악은 물론, 무대제작·미술·무용·연주·의상·조명·음향·특수효과·각종 캐릭터 등 모든 예술과 첨단산업이 총집합된 장르로 타산업과 연계한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또 영화나 게임과는 달리 살아있는 콘텐츠로 복제가 거의 불가능해 저작권 침해요소가 적고 주 5일제로 인한 가족문화 활성화와 국민소득 2만 불 시대에 다양한 볼거리 제공 차원에서도 계속 발전할 수밖에 없는 공연예술 산업이자 서비스산업이다.

특히 대구는 공연 인프라 구축이 잘되어 있어 대형 뮤지컬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첨단 공연장이 많은데다 조만간 계명대에도 대형 공연장이 개관될 예정이다. 여기에 뮤지컬 전용극장 건설까지 구체화되고 있어 타도시보다 월등히 많은 공연장을 잘 활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측면의 뮤지컬도 꼭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음악·무대예술 관련 대학생들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배출되는 대구·경북으로서는 고용창출 측면에서도 뮤지컬은 중요한 콘텐츠다. '맘마미아'를 시발점으로 대구는 부산보다 4배 이상, 문화수도를 표방하고 있는 광주보다는 9배 이상, 큰 규모의 공연시장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이는 타지역에 비해 시민들의 문화적 요구가 월등할 뿐 아니라 대구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서 창작 뮤지컬이 속속 만들어지는 현상은 명실상부한 뮤지컬 도시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이다. 영국의 에든버러, 프랑스 아비뇽축제와 같이 세계적인 공연 축제를 목표로 뮤지컬축제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열리고 있는 것 또한 대구를 국제화에 걸맞은 관광도시로 키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 중에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는 말씀을 되새기며 뮤지컬도시 대구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향하는 문화 예술 중심도시가 되기를 기원한다.

배성혁(예술기획 성우 대표)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