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당선자 첫 작품 인수위 人選 지켜볼 터

입력 2007-12-24 11:01:54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인수위원장 선정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이다. 당선자는 정치인보다 실무형을 생각 중이라 밝힌 바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상징하는 참신성, 당선자와 국정철학을 맞출 전문성, 원활한 정권 인수를 챙길 정치력까지 고려해야할 조건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인수위는 당선자가 정권을 잡고 국민에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당선자의 의중과 국민의 생각이 대면하는 첫 상견례인 셈이다. 국민들은 인수위 구성을 보면서 새 정부의 인사 스타일과 향후 5년을 짐작하려 들기 마련이다. 선거 공약을 어떻게 이행할 것이며 앞으로 나라를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인지 저마다 해석하고 평가할 것이다. 대통령이 취임도 하기 전 기대와 실망이 인수위에서부터 갈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전에 정권 인수위는 완장 찬 점령군 행세를 한 적이 적지 않았다. 각 부처를 호통치며 쥐 잡듯 하고 설익은 아이디어를 개혁정책으로 포장해 국정을 뒤흔들어 놓았다. 정권 이양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전임과 후임의 갈등을 해소하기보다 증폭시킨 것이다. 이러한 인수위 활동은 의욕으로 보이지 않고 새 권력의 오만으로 여겨졌었다. 더구나 이번은 10년 만의 정권교체다. 진보좌파에서 보수우파로 바뀌었으니 가만있어도 소란스러울 개연성이 널려 있는 상황이다.

인수위는 새 정부의 순항을 위해 돛을 올리는 게 본연의 업무다. 인적 구성 같은 것에서 불필요한 잡음이 나오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 공직자들이 인수위를 출세의 보증수표로 삼아 설치는 모습을 많이 봤던 터다. 숱한 당면 과제가 인수위 앞에 놓여 있다. 정부와 청와대 개편, 교육 개혁, 대운하 같은 공약이 대표적이다. 이것 말고도 60여 일 안에 손 볼 과제가 쌓여 있다. 이 당선자가 밝힌 대로 기능 위주의 가벼운 실무적 인수위가 꾸려져 성과를 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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