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준(대구 오리온스)을 등지고 함지훈(울산 모비스)이 공을 받았다. 함지훈은 드리블하며 재빨리 이동준의 왼쪽으로 돌아 들어가 골밑으로 돌진, 슛을 성공시켰다. 이동준은 뒤따라가 슛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파울을 범해 추가 자유투 1개를 내줬다. 전광판에 찍힌 시간은 4쿼터 경기 종료 29.8초 전, 점수는 67대68로 모비스가 근소하게 앞섰다.
오리온스의 패색이 짙어지려는 순간 황당한 상황이 일어났다. 추가 자유투를 던지기위해 볼을 튕기며 숨을 고르던 함지훈이 자유투 기회를 박탈당한 것. 10초 안에 볼을 던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경기 내내 팀 플레이의 중심에 섰던 함지훈이 범한 실수로 오리온스는 역전의 기회를 맞았다.
이어진 공격에서 오리온스의 이동준이 외곽에서 볼을 잡았다. 한데 또 한 번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기 종료 16초를 남겨둔 시점에서 숀 호킨스가 골밑으로 들어갈 줄 알고 던진 패스가 상대 외국인 선수 키나 영 정면으로 간 것. 졸지에 오리온스는 경기를 뒤집을 찬스를 날려버렸다.
어쩔 수 없이 파울 작전에 들어간 오리온스는 모비스 우지원에게 자유투를 내줘 67대70으로 뒤졌지만 극적인 3점슛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4.8초를 남기고 베테랑 김병철은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한 가운데 3점슛을 던졌는데 이 슛이 림에 꽂혔다.
그러나 오리온스의 기세는 거기까지였다. 연장전에 들어간 뒤 모비스 전형수에게 연속 3점포를 내주는 바람에 더 이상 추격할 힘을 잃었다. 파울 작전을 계속하며 끝까지 물고 늘어졌지만 결국 21일 울산 경기는 83대91, 오리온스의 패배로 끝났다. 이 패배로 오리온스는 5연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거의 전 시간을 뛰며 맞부딪힌 양 팀 루키 이동준과 함지훈의 자존심 대결. 10월18일 개막전에서 이동준은 5점 3리바운드, 12월2일 대구 경기에서 10점 4리바운드로 함지훈(18점 8리바운드, 23점 7리바운드)과의 대결에서 밀렸지만 이날 22점 10리바운드 4블록슛으로 자존심을 회복했다. 함지훈은 22점 8리바운드 1블록슛.
경기에선 패했지만 오리온스 이동준은 라이벌 함지훈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치며 자신감을 회복, 남은 경기에서의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동준의 형 에릭 산드린(모비스·4점 5리바운드)은 몸 상태가 완벽치 않아 자주 벤치를 드나들었고 4쿼터에 무릎까지 다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팀 승리에도 불구하고 웃을 수 없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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