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교 수준별 수업 2개학년 이상까지 확대

입력 2007-12-21 10:31:57

일선 학교선 "현실 무시" 우려 목소리

각 고교에서 1학년생을 위주로 시행중인 수학, 영어 수준별 이동수업이 내년부터 2개 학년 이상으로 확대되고 이동수업에 필요한 강사 등 지원이 강화된다. 그러나 수준별 반편성과 평가 등 운영상의 어려움과 수업 질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 정착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대구시 교육청은 지난 10월말 교육부가 발표한 '수월성 제고를 위한 고등학교 운영 개선 및 체제 개편 방안'에 따라 내년 3월부터 대구 63개 일반계 고교 가운데 이동수업 환경을 갖춘 49개교에서 수학, 영어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준별 이동수업 대상 학년을 현재 1학년에서 최소 2개 학년 이상으로 확대하고 수준별 그룹을 3, 4개로 세분화하는 한편 이동수업 확대에 따른 강사 150여 명을 확보해 각 학교에 배치한다는 것. 수준별 학급 편성은 상·중·하 일정 비율로 나누던 기존 방식과 달리 ▷최상 15~20% ▷중 30%( 2개반) ▷ 최하15~20% 식으로 바꿔 수업 효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이동수업 확대에 따른 강사 인건비와 교실 마련 등 지원을 위해 국·시비를 포함해 15억 원을 들이기로 잠정 결정했다.

권충현 시교육청 장학관은 "이동 수업 강사는 교원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범대 졸업생, 임용고시 준비생 중에서 충원할 계획"이라며 "영어, 수학처럼 학생 간 학력 격차가 큰 과목의 경우 중위권 학생 수준에만 맞춰서는 수업의 만족도를 높일 수 없다."며 이동수업 확대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수준별 이동수업 확대시행 방안에 대해 비현실적인 정책이라는 반대 목소리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대구 한 고교는 지난해 1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과목을 4개의 수준으로 나눠 학반을 운영했지만 올해는 2개로 줄였다. 학교 측은 "동시에 4명의 교사를 수업에 투입해야 하다 보니 시간표 짜기가 대단히 어렵고 교사 출장 등이 있을 때도 곤란함이 많았다."며 "일단 교육청 방침에 따라 내년에 2학년까지 3개 수준별로 반편성 준비는 했지만 걱정이 많다."고 했다.

또 다른 고교 관계자는 "수준별 수업을 하더라도 결국 시험은 동일하게 출제해야 하기 때문에 평가상의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수준별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수준별 교재와 수업 지도안이 나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들고, 수업 경험이 없는 강사 투입으로 수업 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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