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내년부터 어떻게 바뀔까?

입력 2007-12-21 09:11:38

시장 규제→시장 원리 따른 가격 안정…1주택자 양도세 감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새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은 내년부터 큰 틀의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 규제를 통한 가격 안정'인 반면 이 당선자는 '시장 원리에 따른 공급 확대를 통한 안정'을 기본 정책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부동산 시장은 세금 및 주택 공급 정책의 대수술이 불가피할 전망이며 침체돼 있던 시장도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관심사는 정책 변화의 속도와 파급 효과. 전문가들은 "현대건설 CEO에다 서울 시장 출신인 이 당선자가 주택 시장의 원리를 꿰뚫고 있는 만큼 취임 이전부터 변화된 정책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부동산 시장 환경이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이고 있다.

◆변화되는 부동산 정책

현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거래 침체다. 정부가 집권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양도세 중과와 종부세 부과, 대출 제한 등 각종 중복 규제를 시행하면서 거래가 끊어진 탓이다.

이에 대해 이 당선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 공급 확대 없이 세금 중과에 의한 수요 억제로 대응해 시장을 왜곡시켰다"고 여러 차례 비판적 입장을 보여 왔다.

이 당선자의 부동산 정책 핵심은 '시장 원리를 통한 가격 안정'이다. 따라서 거래 위축 현상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양도세 및 종부세는 당장 내년부터 수술대 위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보유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감면 및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현행 6억 원)이 상향 될 것으로 보이며 취임 직후 법 개정 의사를 밝힌 만큼 기대 심리에 따른 시장 반응도 내년 초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 경북 지사장은 "부동산 시장은 호재가 미리 반영되는 만큼 세금 및 대출 규제 완화에 따른 기대감으로 바닥을 치고 있는 거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주택 공급 정책도 큰 폭의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이 당선자는 매년 50만 호 이상의 주택 공급과 함께 대규모 외곽 신도시나 택지 개발이 아닌 도심 재생(재개발, 재건축) 사업을 통해 목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한편, 이 당선자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중인 미분양 아파트다.

전국적으로 10만 호, 대구 지역에서만 1만 2천 가구를 넘는 미분양은 시공사 연쇄 부도와 부동산 거래 침체의 또 다른 요인이다. 이 당선자는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서는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건설협회와 시공사들은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취.등록세 완화, 양도세 인하, 대출 규제 완화 등을 정부에 건의해 놓은 상태다.

◆내년 부동산 시장은

부동산 업계는 대선 결과가 발표된 이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수성구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아무리 나빠도 지금보다야 좋지 않겠느냐"며 "정책 변화에 따른 기대로 꽁꽁 얼어붙어 있던 매수자들의 심리가 바뀌면 거래가 살아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실제 '1.11 부동산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이후 올 들어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의 20% 수준으로 급감한 실정이다. 특히 분양가 고공행진을 거듭해온 2005년 이후 분양된 신규 아파트 입주가 맞물리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은 한마디로 '공황 상태'에 빠져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시장 친화적인 이 당선자가 세제 개혁과 대출 규제 완화, 미분양 아파트 해소책들이 잇따라 발표되면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2~3년 전 '호황'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아파트가 발목을 잡고 있고 시장에서 소화하기에는 아파트 가격 또한 너무 높은 탓이다.

분양대행사 리코의 최동욱 대표는 "IMF 시절 미분양은 외부 환경에 따른 영향이 컸지만 현 미분양은 정부 규제 외에도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상품이 쏟아진 원인도 크다."며 "현재보다는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지만 지방의 경우 시장 과열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는 이 당선자가 '부동산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갖고 있다는 점도 한몫을 한다. 즉 규제를 풀더라도 그에 상승하는 집값 안정 대책도 함께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거래는 살아나더라도 현 정부 출범 이후 나타났던 과도한 집값 상승은 힘들 것이란 의견이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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