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그늘 여전…2007년 창업시장 결산

입력 2007-12-21 07:25:30

고만고만한 아이템 각축전

▲ 2007년 창업시장은 경기불황 여파와 리딩 아이템의 부재로 전반적인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사진은 유망 프랜차이즈 사업설명회 모습.
▲ 2007년 창업시장은 경기불황 여파와 리딩 아이템의 부재로 전반적인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사진은 유망 프랜차이즈 사업설명회 모습.

2007년 창업시장도 기대 이하였다. 경기불황이 올 한 해도 이어졌고 리딩 아이템의 부재로 신규 창업도 활발하지 못했다. 몇 년 전부터 업종을 이끌어가는 브랜드를 찾아보기 힘들어 전반적인 창업 시장이 얼어붙은 것. 이는 자본이 부족한 데다 특별한 대박 아이템을 찾지 못해 섣불리 창업보다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시장 전반에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올 한해 창업 시장은 '내실을 다진' 한 해로 평가할 수 있다.

◆선방한 아이템 무엇?

모던레트로(상품이나 메뉴 자체는 과거 지향적이지만 인테리어 등은 현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트렌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인 가운데 중저가 아이템들이 실속을 챙겼다. 한식이나 보쌈, 감자탕, 묵은지, 순대 등이 대박은 나지 않았지만 투자 대비 수익면에서 실속을 거둔 한 해였다.

웰빙 아이템도 꾸준한 인기를 얻었지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했다. 유기농 관련 음식점이나 판매점, 사찰 음식점 등 건강 관련 사업과 환경 관련 사업, 피부관리와 천연화장품, 스파 등을 포함한 대형피트니스센터 등이 대형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외국계 피트니스센터들은 기존의 소규모 헬스클럽과 비교되는 인테리어와 대규모 자본금으로 고객들의 각광을 받은 반면 광촉매와 산소촉매, 욕실개선업 등 실내 환경정화 사업 등은 자본이 열악한 생계형 맨손창업 아이템으로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음식점도 복어전문점이나 호두과자, 고급 분식점 창업이 활발했다. 특히 복어의 경우 웰빙에 맞아떨어지는데다 지역 내 관련 음식점들이 복어요리를 코스로 만들어 고급화와 차별화를 이루었다.

싱글족을 겨냥해 시간을 절약해주는 아이템들도 다소 미미하지만 성장세를 거뒀다. 대표적인 업종이 반조리 식품류를 배달해주는 배달전문점과 다양한 부식을 취급하는 반찬 전문점, 도시락 테이크아웃 전문점 등이다.

◆어려움 겪은 아이템은?

지난해 하반기 때 가장 뚜렷한 현상이 '시푸드 열풍'이었다. 이로 인해 시푸드레스토랑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과열경쟁이 일어나 고객들 반응은 여전해도 수익은 별로 나지 않은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한 분야)'으로 변했다. 너무 일찍 시장포화가 온 데다 원재료 비용이 높아 음식점들마다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강세를 보이던 퓨전형도 올해는 주춤했다. 특히 전통적인 막걸리를 주메뉴로 하면서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일본의 선술집을 벤치마킹한 퓨전주점형 아이템의 경우, 올 한 해 전국 창업박람회장에서 다수의 브랜드가 출시되었지만 진입 장벽이 낮고 프랜차이즈 본사의 난립으로 인해 안정적인 아이템을 추구하는 창업자들이 다소 꺼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는 감소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반짝 활약했던 중저가 쇠고기 전문점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과당경쟁으로 인해 보합세를 나타냈다. 중저가 쇠고기 전문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얇아진 주머니 사정 등으로 인해 올 9월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20개 브랜드가 나올 정도로 대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활발하지 않은데다 단순한 메뉴와 음식점 난립 등으로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이 같은 추세로 볼 때 중저가 쇠고기 전문점은 단순히 유행 아이템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도움말:김경숙 대구시소상공인지원센터 상담사, 임현철 영남외식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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