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오페라와 뮤지컬

입력 2007-12-18 07:14:22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공연축제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와 '대구국제뮤지컬축제'가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오페라와 뮤지컬에 대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페라'가 클래식음악에 무게를 둔 음악극이라면, '뮤지컬'은 대중음악을 중심으로 연기와 안무의 비중이 매우 높은 음악극이라 할 수 있다. 오페라는 순수음악을 중심으로 대사가 모두 노래로 이루어지고 오케스트라 연주와 가수의 아리아 그리고 합창이 주가 되는 종합예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오페라에는 많은 가수들이 등장하고 무대와 의상 등 적지 않은 제작비가 투입되는데 반해 가수의 목소리 보호 등을 위해 공연회수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제작비 대비 수익창출이 어려운 구조를 띠고 있어 오페라를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데는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대구는 많은 오페라단이 활동하고 있고 클래식을 전공한 인구 비중이 매우 높아 오페라야말로 문화예술 중심도시의 이미지에 걸맞은 순수예술 장르라 할 수 있다.

반면 뮤지컬은 오페라를 좀 더 대중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장르로 종류 또한 다양하다. '오페라유령' 같이 대사가 거의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지는 형태뿐 아니라 '맘마미아' 처럼 팝음악과 대사로 이루어지는 것과 '점프' 처럼 전혀 대사와 노래가 없이 안무와 음악으로만 구성된 '넌버벌' 등 구성과 형태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다.

최근 뮤지컬은 제작비용의 60% 이상이 고용비로 지출되고 있는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문화산업의 중요한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공연 시장의 80%를 뮤지컬이 차지하고 있으며 올 해만 250편 이상이 무대에 오르고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매년 20%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에서는 한국 뮤지컬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발맞춰 '세계3대 뮤지컬 강국실현'을 목표로 많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잘 만든 한편의 뮤지컬은 수십 년 동안 사랑받는다. 이는 하나의 산업으로 고스란히 수익과 직결되기도 하고 관광산업으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지역에서도 '맘마미아'가 40% 이상의 지역외 관람객을 유치했고 일본인들이 '미스 사이공'을 관람하기 위해 대구에 찾아오는 등 뮤지컬이 문화예술 중심도시 대구를 알리는데 톡톡히 한 몫을 해오고 있다.

특히 고무적인 사실은 지역에서 창작 뮤지컬을 만들고 당당하게 유료로 공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열악한 제작시스템과 전문 인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훗날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컬이 대구에서 탄생할 것을 기대해본다. 배성혁(예술기획 성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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