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청·연구소 등 보수성 벗고 역외교류 활발
#1 지난 14일 오후 대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김범일 시장을 비롯한 대구시 간부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장모상을 당한 건설교통부 고위간부를 문상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지역 정서로 볼때 처가쪽 일이라며 외면할 수도 있었지만 시 간부들은 서울서 문상온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보고 얼굴을 알리기 위해 장례식장을 찾았다고 했다. 대구시 한 간부는 "서울까지 가서 어렵게 만나야 하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었다."며 "대구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 17일 오후 대구 리더스클럽에서 대구경북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대구·경북 경제통합 활성화를 위한 간부공무원 워크숍'에서 강홍렬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과 송언석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대외산업국장이 특강을 했다.
이처럼 대구경북연구원이 마련하는 각종 행사에 정부 관계자들과 국내외 석학들이 대거 초청되고 있다. 대경원은 올해 26차례 대경콜로퀴엄을 개최하면서 특강 인사로 서울 등 타지역과 해외에서 19명을 초청 한 반면 지역 인사는 7명이었다.
사통팔달의 교통도시임에도 '폐쇄적이고 갇힌 도시'라는 평가를 받았던 대구가 '열린 도시'로 변하고 있다. 2004년 KTX 개통 후 대구와 서울을 오가는 시간이 크게 단축되면서 정부 고위 공무원, 석학, 기업체 임원 등 유명인사들의 대구 나들이가 잦아지고 있는 것. 국내 3대도시의 위상을 잃어버린 대구시와 시민들도 위기의식을 갖고 유명인사들을 초청, 제대로 배우고 대구를 알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구컨벤션뷰로는 올해 11월까지 국제회의 11건을 포함해 36건의 각종 회의를 유치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23건(국제 7건)에 비해 13건이나 더 많은 것이다. 올해 대구를 찾은 회의 참석자들은 외국인 2천여 명 등 1만 5천여 명이나 된다.
최근 대구시는 대구그랜드호텔에서 '달성2차주택단지'조성을 위한 기술심의위원회를 열면서 심의위원 17명 중 15명을 외지 인사로 구성했다. 시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서울에 사는 전문가들을 영입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KTX 개통으로 이동 시간이 단축되면서 서울 사람들의 대구에 대한 거리감이 많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대구시는 정부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2006년 수습 행정관(행정고시 합격자)들을 뮤지컬 '캣츠' 관람에 초청하면서 희망자가 너무 많아 깜짝 놀라기도 했다. 시는 11명을 초청하기로 했는데 32명이 관람을 희망, 예산 마련에 애를 먹었던 것. 또 올해 행정관들의 대구 수습 교육 때는 지난해 11명보다 2배 이상 많은 25명이 참가했다.
김연수 대구시 기획관리실장은 "유명인사들이 대구를 많이 찾도록 하고 대구에 온 인사들을 잘 배려하는 것이 대구를 홍보하는 최선책"이라며 "대구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 사회 전체가 열린 마음을 갖고 외부에 대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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