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17·군포 수리고)는 현재 세계 정상급 선수로 우뚝 서 있지만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이다. 그는 당장 15일과 16일 새벽 이탈리아 토리노의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열리는 세계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대회(SBS TV중계)에서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다.
김연아는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대회에서 일본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를 제치고 우승, 일약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르며 세계 피겨의 중심에 섰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연아는 점프와 연결 동작, 연기 등이 뛰어났지만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선수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캐나다에서 브라이언 오셔 코치 등 코칭 스태프의 조련을 받으면서 김연아는 한층 더 발전했다. 점프가 한 단계 진보하는 등 훌륭한 스케이팅 기술에다 더욱 자신감있고 풍부해진 표정으로 연기를 펼치는 모습은 '얼음판 위에서 우아한 발레 공연을 보는 듯 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나아졌다. 3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점프 실수로 3위에 그쳤지만 3차 그랑프리 대회와 5차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 진가를 과시했고 특히 5차 대회에선 프리 스케이팅에서 사상 최고 점수를 받으며 종합 197.20점을 기록, '꿈의 200점'에 근접했다.
김연아는 올해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2연패와 함께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하는 연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척박한 국내 피겨스케이팅의 어려움을 딛고 세계 정상에 선지 2년 만에 여자 피겨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최고 기록은 아사다 마오가 지난해 2월 일본 NHK컵대회에서 세운 199.52점.
세계 여자 피겨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1920년대와 30년대의 소니아 헤니(노르웨이)가 은반의 여왕으로 군림했고 1960년대에는 페기 플레밍(미국)이 스타 계보를 이었다. 1980년대에는 당시 동독의 카타리나 비트가 실력에다 관능적인 매력, 미모까지 더해져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1990년대에는 옥사나 바이올(러시아), 타라 리핀스키, 사라 휴즈(이상 미국) 등이 세계 정상급의 선수로 활약했고 일본계 미국 선수인 크리스티 야마구찌, 일본의 이토 미도리, 중국계 미국 선수인 미셸 콴 등 동양계 스타들이 동계 올림픽과 세계 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정상에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들 모두 꿈의 200점 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김연아가 사상 최고의 선수가 되려면 사상 최고의 점수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동계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권위있는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이 과제이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대회에서 아사다 마오,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등과 경쟁을 벌일 전망. 강력한 경쟁자 아사다 마오는 올 그랑프리대회에서 점프 감각에 자신감을 잃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김연아의 우승 전망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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