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사에 남편 무관심 '야속'
*고민있어요
맞벌이 부부입니다. 결혼 전부터 다녔고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고자 결혼 후에도 근무하고 있지요.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돌 지난 아이의 육아는 가까이 사는 시누이가 도와주고 있지만 퇴근 후에는 집안일까지 모두 제 몫이어서 저녁이면 녹초가 되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집안의 장남으로 자라서인지 남편은 당연시 여기는 것 같아요. 제게만 모든 것을 맡기는 남편이 야속해요.
*이렇게 해보세요
현대사회는 여성의 사회참여 욕구가 점차 증대되고 있습니다. 남성들 또한 배우자가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해 너그러운 경향이 있어 미혼의 남성들도 배우자를 고를 때 직업이 있는 여성을 선호한다고 하더군요. 많은 남성들이 배우자의 직장생활을 돕기 위해 가사노동에 있어서도 의식전환이 이루어지는 양상이지만 변화 욕구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일부 남성들로 인하여 적잖은 맞벌이 가정의 부부들이 겪는 문제입니다.
설령 비교적 평등한 의식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육아에 있어서는 여전히 여성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은 이러한 가사노동과 육아의 불평등한 역할 분담을 가중시킴으로써 부부갈등의 사례들을 심심찮게 대할 수 있습니다. 다소 이기적인 의식을 가진 남성들이 많은 현실을 감안하여 가정내의 양성평등에 대해 방송매체 등을 통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요원한 편이구요.
그동안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슈퍼우먼으로 살며 얼마나 힘드셨어요? 물론 둘 다 완벽하게 해 낸다면 더할 나위없겠지만 인간으로서 능력의 한계는 분명히 있는 것이어서 결국은 지치게 마련이지요. 맞벌이를 내세우지도 과소평가하지도 말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지금의 상황이 계속될 수는 없지 않겠어요.
아마도 님의 남편의 경우, 아내의 힘든 상황을 모르거나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짐짓 모른척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쩌면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란 까닭에 가정 내에서의 부부역할에 대해 인식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구요. 그렇다면 남편의 한발 더 앞선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은 '불평'이 아니라 이른바 '햇볕정책'이 아닐까 해요.
비난과 불평으로 공격하기보다 대화를 통해 감정적으로 호소해서 남편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게지요. 이를테면 '왜 안해주냐'가 아니라 '당신이 해주면 내가 덜 힘들겠어' 혹은 '이렇게 도와주니 내가 한결 편하고 무척 고마워'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와 요구는 상대를 미리 지치게 하므로 조심해야 하구요. 아주 작고 사소한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조금씩 확대해 나가고, 그 때마다 공감과 감사 그리고 격려를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어느 부부 전문가는 '아내가 슈퍼우먼이 되기를 원하거나 남편이 슈퍼맨이 되기를 바라지 말라. 부부는 '가정의 공동경영자'라는 사고 전환이 이뤄져야 가정의 평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하더군요. 무엇보다 '도와준다'는 개념이 아니라 '부부 공동의 과제이며 의무'란 의식이 필요합니다.
부부 사이의 역할의 재구성, 이른바 '부부관계의 리모델링'을 시도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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