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표의 스타토크]배우 박윤배

입력 2007-12-13 15:57:51

탤런트 박윤배는 배우로서 35년 동안 시청자들 곁을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 최장수 드라마였던 '전원일기'에서 응삼이로 22년을 살아왔으니 국민배우라는 수식어가 하나 붙는다고 해서 어색할 것도 없다.

전원일기에서 보여준 그만의 특유한 농촌총각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사건(?)이 있었다. 젊은 시절 그의 사진 한 장이 예전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궈 놓았던 것. 세월의 손때가 묻어있는 사진이었지만, 응삼이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그의 이미지를 접한 네티즌들은 그를 '얼짱 배우'라고 불렀다. 그의 색다른 이미지가 화제가 됐고, 기분 좋은 제2의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배우생활 35년. 응삼이로 살아온 22년의 세월은 많은 변화를 말한다.

시청자들은 그를 옆집 사람처럼 편안한 우리네 응삼이로 기억할 수 있겠지만 배우로서 한 가지 고정된 캐릭터로 기억된다는 것은 가슴이 아플 수도 있는 일이다.

그는 응삼이가 아닌 굵직한 작품에 출연했던 드라마가 많다. 전원일기 외에 수사반장, 연개소문, 토지등이 그의 대표작들이다. 많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응삼이와은 전혀 다른 인물들을 창조했지만, 시청자들은 응삼이를 지워버리고 싶지 않다. 전원일기를 보면서 울고, 웃고, 행복해 하면서 같이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요즘 '고향은 지금'이라는 프로그램의 리포터를 하면서 농촌 곳곳을 찾아다니고 있다. "리포터를 하고 있지만 기분이 좋아요. 전원일기할 때처럼 과거로 돌아간 것 같죠. 농사짓는 분들과 많은 대화도 나눌 수 있어요. 고향사람 만나 흙냄새를 맡는 기분이죠."

농촌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없어지고 있는 요즘에 그는 너무 안타깝다고 얘기한다. "농업이 경제 한국으로 일으켜 세운 거잖아요. 농업을 생업으로 살던 우리 국민들 얘기를 다룬 드라마가 없어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무리 세계화하고 인터넷 시대가 된다지만 뿌리를 잊는다는 것은 안될 일이죠."

농촌 드라마 이야기로 밤을 새도 모자랄것 같아 얼짱 배우 이야기를 꺼냈다.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면 자신은 없어요. 응삼이 캐릭터하고 너무 상반된 이미지라서 그런 겁니다. 저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이 화제의 사진 한 장으로 응삼이 캐릭터에서 좀 벗어나 주길 은근히 바랬다고 그는 솔직하게 얘기한다.

배우로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왜 없을까. 그래서 물었다. 제2의 인물창조를 해보고 싶지 않느냐고. "제가 멜로물에 나오면 어울리겠어요? 하하하. 시대극을 참 좋아해요. 옛날에도 가끔 해왔지만 좋은 역할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사극에서도 늘 서민이지만 그런 공감하는 역할이 좋아요."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어떤 연기자가 과연 이 시대의 배우인지. "갑자기 물어봐서 좀 당황스럽네요. 간단히 말하자면 자신이 스스로를 사랑하는 배우보다는 남들이 나를 사랑해 주는 배우가 진정 좋은 연기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틀에 맞춰져 있는 배우보다는 정해진 틀이 없이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배우가 좋은 배우 아닐까요."

그는 얼마 전에 행복한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배우 생활 35년 동안 우여곡절도 참 많았지만 이번에 집을 장만한 것도 그동안 사랑해준 시청자 덕분이라고 공을 돌린다. "이제는 한 곳에 오래 정착하고 싶어요. 요즘은 이사 생각만 하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는 배우의 삶을 살면서 느낀 점이 그의 인생관이 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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