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공단·서대구공단, 근접성 살리고 영세성 고친다

입력 2007-12-12 10:09:12

건설교통부가 대구 도심의 제3공단과 서대구공단을 도심 노후산업단지 재정비 시범연구단지로 지정함에 따라 첨단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이 탄력을 받아 대구시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3공단과 서대구공단은 수십년 동안 대구 경제를 지탱해온 버팀목이었지만 열악한 기반시설 때문에 영세공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대구시는 심각한 산업단지난을 겪고 있는데다 30년이 넘은 두 공단이 주차장과 녹지 등 기반시설이 전무하고 대형 필지의 소필지화로 재정비가 시급한 곳이었다. 두 공단의 리모델링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기업유치와 첨단산업 중심의 클러스터 구축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된다.

◆공단 리모델링 절실했다

박갑상 (사)대구제3산업공단 부장은 "3공단이 영세 사업장 밀집지역으로 바뀌면서 자신의 회사에 차 한 대도 세울 공간이 없다."고 했다. 주차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3공단은 온통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라는 것. 박 부장은 또 녹지 공간도 거의 없어 삭막하기 그지 없다고 말을 이었다.

서대구공단은 사정이 좀 낫긴 하지만 열악하긴 마찬가지. 권혁도 (사)서대구산업단지협회 전무는 "공단을 내려다보면 알 수 있듯이 연기가 펄펄 나는가 하면 악취도 심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또 이면도로가 좁아 차량 교행이 힘들고 큰 화물차라도 버티고 있으면 계속 기다려야 할 정도라는 것. 경창산업 등 큰 업체 직원들은 주차공간이 없어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주차하다보니 또 다른 주차난을 유발한다고 했다. 권 전무는 "여러 시설이 노후됨에 따라 점차 업체들의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박 부장은 "공단 입주 업체 중 기술력을 갖춘 곳이 적잖지만 워낙 조밀하게 붙어있어 연구시설 등 부대시설을 마련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권 전무는 "개별회사나 자율적으로, 또는 대구시 차원에서 공단 정비를 책임지는 것은 능력 밖"이라며 "대구 외곽에 싼 공단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공단을 재개발하는 것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두 공단이 도심에 위치, 인력수급이 쉽고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공단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의 가장 큰 바람은 기반 시설 조성과 집적화 등을 통해 도심형 첨단단지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어떻게 개발해야 하나

◇3공단=도로나 주차장 등 기반시설 확충이 절실하다. 박 부장은 "외국 사례처럼 도로를 넓혀 차량교행이 가능케 하고 지상엔 녹지 공간, 지하엔 주차장을 마련하는 방식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아파트형 공장을 들어서게 해 여분의 부지에 R&D 지원 시설 등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 이와 관련, 박 부장은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등과 같은 연구시설 분소를 지어 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블록 단위 개념 도입도 고려사항. 70여만 ㎡의 공장부지를 10만㎡씩 나눠 연차별로 정비하는 부분 순환 재정비 방식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부장은 "같은 업종이나 유사 업종을 한 곳에 묶으면 서로 기술정보 교환 등 협력체계를 갖출 수 있다."고 했다. 박 부장은 홍보관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도대체 3공단의 수많은 업체들이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 지 보여주는 통로가 있어야 한다는 것.

박 부장은 "지역 대표기업이자 대기업인 평화산업이나 SL도 과거 3공단에서 성장했다."며 "3공단이 정비를 통해 중소업체들이 지역산업을 이끄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구공단=공영주차장 등 지원·편의시설은 필수이고 염색이나 도금 등 공해유발업체를 한 곳으로 모아 공해 발생을 최소화하고 감시체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권 전무는 "한정된 부지를 고밀도로 사용하기 위해선 아파트형 공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하면 비싼 지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 의료, 전자, 스포츠의료, 물류 등 고부가가치 산업단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특히 고속도로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데다 배후 주거지역 역할도 가능하기 때문에 물류 단지로서의 기능을 강조했다. 권 전무는 "예를 들어 인근 자동차부품과 연계, 조립이나 가공, 포장 등을 서대구공단이 맡으면 부가가치도 높이고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섹터화를 통한 동종이나 유사 업종을 모으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섹터별로 협업단지 개념을 도입하면 업체들간 시너지 효과와 원가 절감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권 전무는 "그러기 위해선 먼저 시범 지구를 정해 성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능력만으론 힘들다

대구시는 두 공단을 첨단 복합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킬 구상이지만 난제는 많다. 정부가 재정비 시범단지로 지정을 했지만 진입도로, 폐수처리장 등 순수 기반시설 건설만 지원하기 때문. 결국 대구시와 사업자의 효과적인 개발구상과 재정투입 능력이 리모델링 성공의 관건이다.

또 세부적으로는 유치 업종 비율을 조정하고 클러스터 관점에서 연구지원 시설 뿐 아니라 모바일, 바이오 등 차세대 먹을 거리 산업을 얼마나 유치하느냐도 고민거리.

이동혁 대구시 산업입지팀장은 "공단 리모델링 사업은 30년 사업으로 지금까지의 1, 2단계 지역진흥산업이 성서단지 중심이었다면 2009년부터 시작될 3단계 사업은 두 공단과 연계해 지역진흥산업 업종을 집적시키고 정부 각 부처의 관련 프로젝트와 엮어 효과적인 개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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