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2년 15억 어때?"…삼성, '간판' 연봉고민

입력 2007-12-12 09:09:30

지난수준 제시방침…본인 "나이는 잊어달라"

'도대체 얼마를 줘야 좋을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양준혁(38), 배영수(26)의 연봉 협상을 두고 고민 중이다.

매년 시즌이 끝나고 찬 바람이 불 때면 하는 일이지만 이번에 특히 머리를 싸매게 된 것은 팀 간판 타자와 투수인 양준혁과 배영수의 연봉 책정 때문이다. 성적과 팀 기여도 등 원칙에 따라 몸값을 부르는 것도 중요하나 이들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2년 계약이 끝난 양준혁의 경우 계약기간과 연봉 모두 고민거리다. 양준혁은 2005 시즌 뒤 FA 자격을 취득, 2년간 15억 원에 삼성에 남았다. FA 자격 재취득 요건(4년) 미만의 계약을 한 선수가 상승세를 타며 계약 기간을 마친 전례가 없어 더욱 신경이 쓰인다.

2005년 타율 0.261로 부진했던 양준혁은 재계약 뒤인 2006년 타율 0.303로 다시 일어섰고 올해는 0.337, 72타점, 22홈런 등 타격 각 부문에서 선두 자리를 위협했다. 더구나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개인 통산 2천안타 고지를 돌파했고 1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세 자릿수 안타, 최고령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도무지 나이를 믿을 수 없게 하는 기록.

양준혁은 구단측과 3차례 정도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양 측 모두 구체적인 금액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양준혁은 협상 자리에서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앞으로도 그같은 활약을 펼쳐보일 자신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준혁은 올 시즌 타율 0.313, 14홈런, 71타점을 기록한 FA 이호준(31)이 최근 원 소속팀 SK 와이번스와 4년간 계약금 10억 원, 옵션 4억 원을 포함해 모두 34억 원에 계약한 점을 염두에 둔 듯 지난 2년 간 계약처럼 계약 기간은 그대로 하되 연봉은 대폭 올려주길 바라는 눈치.

이에 대해 구단측은 계약 기간은 2년으로 하되 15억 원에서 소폭 인상하거나 동결 수준에서 계약을 맺는다는 입장이어서 다소간 실랑이가 예상된다.

에이스 배영수에게 연봉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도 고민스러운 부분. 3억 원을 받은 배영수는 올 시즌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채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구단측은 지난해 연봉협상 당시 올해 부상으로 쉬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상승 요인이 있었음에도 7.1% 인상에 그쳤기 때문에 올 시즌 활약이 없었지만 삭감하지 않고 동결한다는 방침. 구단측은 배영수도 이에 어느 정도 만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은 또 2년 연속 40세이브를 돌파하며 구원왕에 오른 '난공불락'의 마무리 오승환에게 최고 활약에 걸맞는 대우를 해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고민스런 부분이 있지만 팀의 핵심인 이들이 구단 입장을 잘 알고 있어 계약에는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