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대구 부동산 현주소는?

입력 2007-12-12 07:59:10

가격하락·미분양 1만2천가구…곳곳 '빨간불'

▲ 올 들어 부동산 시장은 정부 규제책에다 미분양 물량 증가 등이 겹치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신규 분양 시장도 매매 시장 침체로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 올 들어 부동산 시장은 정부 규제책에다 미분양 물량 증가 등이 겹치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신규 분양 시장도 매매 시장 침체로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2007년 부동산 시장은 '최악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각종 부동산 규제책과 공급 과잉, 이로 인한 미분양 증가와 매수세 실종으로 거래는 끊어지고 가격 하락세는 이어진 탓이다.

특히 대구 지역은 전국 대도시 중 가장 큰 폭의 가격 하락세를 기록한 것은 물론 미분양 물량도 1만 2천 가구를 넘어서는 등 각종 부동산 지표에 적색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2007년은 IMF 시절을 빼고는 90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가장 얼어붙은 해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하반기 들어 대구 등 지방 대도시에 대한 투기과열 및 투기 지구 해제에 나섰지만 시장 상황이 워낙 나빠 별다른 효과를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매 시장

대구 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은 올 한 해 -2.29%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하락세를 기록했다. 2001년 이후 지역 아파트 변동률이 하락세를 나타낸 것은 올해가 유일하다.

2001년의 경우 9.62% 상승세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2003년 13.09%, 2005년 10.18% 등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기 시작한 지난해는 1.5%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 지사장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을 골자로 한 1·11 부동산 대책으로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매수세는 자취를 감춘 반면 공급 물량은 꾸준히 이어져 하락세를 보였다."며 "특히 입주 물량이 1만 8천 가구를 넘으면서 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분기별 변동률을 보면 1분기 -0.52%, 2분기 -1.15%, 3분기 -0.36%, 4분기 -0.33%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전체적으로 약세 시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9월 이후 중소형 아파트 시장의 매매 거래가 증가하면서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

구·군별로 보면 월배 지역 입주가 본격화된 달서구가 -4.78%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하락세가 가장 컸으며 달성군 -4.14%, 수성구 -1.94%, 동구 -1.21%, 중구 -1.16%, 서구 -1.08%의 변동률을 보였다. 그러나 북구와 남구는 각각 0.49%, 0.38%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세 시장

전세 시장도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신규 입주 단지 주변 기존 아파트에서 급매물이 속출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 가격 대비 전세 비율이 40%대까지 떨어지는 단지들이 잇따랐다. 올 한 해 전세 시장 변동률은 -2.29%로 지난해 변동률 2.45%를 감안하면 전세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수준으로 'U턴'한 셈이다.

대구 지역에서 전세 가격은 2001년과 2002년 각각 15%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으며 2005년에는 8.75% 상승, 해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올해는 신규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역 전세 현상이 나타났다.

분기별로는 1분기 -0.48%, 2분기 -1.97%, 3분기 -0.2%, 4분기 0.27%의 가격 변동률을 기록했다.

수치상 9월 이후부터는 가격 하락세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급 상황 개선보다는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신규 매수에 불안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대거 전세시장으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대구 지역 입주 물량이 3만 가구를 넘어서고 있어 전세 시장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달서구가 -6.94%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매매에 이어 하락폭이 가장 컸으며 인근 지역인 달성군이 -3.95%, 중구 -1.44%, 수성구 -1.14%, 서구 -0.06%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전세 시장에서도 남구와 북구는 각각 1.9%, 1.5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분양 시장

신규 분양 시장은 말 그대로 '한파'가 몰아친 한 해였다.

당초 올 한 해 대구 분양 예정 물량은 4만여 가구. 그러나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실제 분양에 들어간 물량은 1만 7천 가구로 예정 물량의 40% 정도에 그쳤다.

분양대행사 장백의 박영곤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면서 시공사나 금융권에서 신규 사업을 중단하거나 예정 사업을 포기하면서 분양 물량이 줄어들었다."며 "올해 분양을 하지 못한 단지 중 일부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사업 수지를 맞추기 어려워 당분간 분양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달서구가 공급 물량이 7천 920가구로 가장 많았으며 동구 3천 600가구를 비롯해 북구 1천937가구, 중구 1천443가구순. 지난해 분양 물량이 많았던 수성구는 1천89가구였으며 달성군과 서구는 각각 594가구와 116가구가 분양됐다.

대구 지역 미분양 물량은 11월 말 기준으로 1만 2천499가구로 사상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편, 신규 분양 시장이 침체되면서 분양권 시장은 매매 시장 하락세의 두 배를 넘는 -5.14% 변동률을 기록했다.

구·군별로는 서구가 -14.39%의 하락세를 보였고 달서구 -5.34%, 수성구 -3.62%, 달성군 -2.55%, 중구 -2.14%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동구와 남구는 0%로 변동률이 없었으며 북구는 0.3%로 소폭 상승했다. 분기별 변동률은 1분기 -1.65%, 2분기 -1.56%, 3분기 -1.68%, 4분기 -0.43%의 변동률을 보였다.

부동산 114 이진우 지사장은 "올 한 해 부동산 시장은 각종 악재가 한꺼번에 몰린 탓에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내년도 입주 물량은 많지만 신규 분양 물량이 줄어들고 있고 분양가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내년도 신정부 출범 이후 지방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나온다면 침체된 매매 시장 거래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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