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넷솔라, 국내 최대 태양전지 생산공장 대구에 세웠다

입력 2007-12-11 09:18:25

수입 의존 국내시장 판도변화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전지 생산공장인 미리넷솔라가 생산라인을 완공, 내년 1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정운철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전지 생산공장인 미리넷솔라가 생산라인을 완공, 내년 1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정운철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전지 생산공장이 완공됐다.

지난 9월 대구 성서공단 3차단지(옛 삼성상용차 부지)에서 기공식을 가진 미리넷솔라㈜(대표 이상철)는 최근 공장 건물 및 유틸리티 설비공사를 마무리하고 생산라인까지 완공, 내년 1월 17일(예정) 준공식을 갖고 양산에 들어간다.

태양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태양전지(Solar Cell)는 '에너지업계 반도체'로 불릴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다. 태양전지는 태양광발전시스템의 핵심부품이지만 국내 생산기반이 약해 대부분 독일 등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미리넷솔라의 본격 가동은 국내 태양광 산업발전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황무지에서 개척한 선도기업

초고속인터넷 장비업체 미리넷㈜은 2001년부터 고효율 솔라셀 충전시스템을 개발해오다 2005년 자회사 미리넷솔라㈜를 설립하고 대구 성서공단에 공장을 지었다. 미리넷의 대구 진출은 이상철 대표의 고향이 경북 울진인데다 '솔라시티'를 표방하는 대구시의 노력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미리넷솔라 설립 첫해에 독일 슈미트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200만 유로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또 지난해 해외투자자들로부터 650만 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현재 상용화된 최고 수준의 다결정 태양전지 변환효율(15∼16%)을 낼 수 있는 양산설비를 도입해 놓았고 연구개발체제도 확립했다. 또 지난 9월에는 해외 유력 실리콘 제조사와 5년간 태양전지용 실리콘을 장기구매하는 계약도 맺어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만들었다.

미리넷솔라는 내년초부터 30~40㎿ 양산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연 100㎿(연 3만 5천 가구 사용분) 규모로 생산라인을 확대한다. 100㎿를 구축하게 되면 현재까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셀 생산라인이 된다.

◆국내 최초, 최대의 다결정 전지 생산

미리넷솔라는 국내 태양전지 업계에서 직접 태양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크게 단결정과 다결정으로 나뉘는데, 다결정 태양전지는 단결정 태양전지에 비해 원재료 사용의 유연성, 제조공정에서의 원가 경쟁력, 제조공정의 편리성 등으로 현재 태양전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제품은 우선 국내업체에 공급하고, 독일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독일 태양광모듈 제조업체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어 수출판로가 확보된 상태다.

기존 업체들이 수입한 태양전지를 대리 판매하거나 태양광 발전시스템의 전 단계인 모듈로 조립하는데 그치는 반면, 이 회사는 원자재인 실리콘을 들여와 태양전지를 직접 생산하고 제품화한다.

가격 경쟁력에서도 한발 앞섰다.

최근 해외 협력업체를 통해 향후 5년 생산물량인 1만 3천100t의 태양전지용 실리콘 원재료 물량을 확보하고 태양전지 웨이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전문 업체와도 생산 및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 안정적인 제조기반을 구축했다.

미리넷솔라가 본격적인 태양전지 양산에 나서면 독일, 일본 등지에서 주로 수입에 의존해 온 국내 태양전지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국내 태양전지산업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태양전지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원재료의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향후 증설에 소요되는 물량까지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 안정적인 사업토대를 마련했다."며 "향후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개발에 집중해 20% 이상의 고효율 태양전지를 개발, 세계시장 선도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리넷솔라는 장기적으로는 태양전지 및 모듈생산 외에 원재료인 실리콘과 웨이퍼(기판) 생산분야에도 진출해 일괄생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 이상철 미리넷솔라 회장 "솔라시티에 어울리는 기업"

"솔라시티를 표방하는 대구의 대표기업으로, 반도체에 이은 제2의 태양광 신화를 견인하는 선도기업이 되겠습니다."

이상철 미리넷솔라 회장은 초고속인터넷(VDSL) 장비업체인 미리넷 대표로 있다가 2001년 태양광 분야에 뛰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대기업도 망설이던 태양광 분야에 뛰어들자 '뜬구름 잡는 이야기'란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이런 말을 듣지 않아도 된다. 태양광이 무엇인지 설명할 필요도 없고 더 이상 '봉이 김선달'이라는 시선도 사라졌다. 이 회장이 일찌감치 도전장을 낸 태양광 산업은 지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잇는 차세대 유망산업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인정한다. 너도나도 태양광 관련 사업을 한다고 난리가 날 정도가 됐다.

"태양광을 향한 관심은 우연히 찾아왔어요. 고속국도를 달리다 산꼭대기에 서 있는 안테나와 중계기를 봤는데 저런 곳에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태양광을 도입하면 경제적인 측면에서 매우 유용할 것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습니다."

경북 울진이 고향으로 정통 IT맨이었던 이 회장은 2005년 미리넷솔라 법인설립에 앞서 3, 4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시장조사를 했다.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면서 일본·EU·미국 등 각국은 환경오염이 전혀 없는 자연친화적 에너지인 태양전지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던 때였다.

IT 분야는 자신이 외국에 한 수 가르쳤지만 태양광 분야는 상황이 정반대였다. 해외 태양광 분야 전문가나 기업인은 기술 유출을 우려해 미팅 요청을 해도 만나주지 않았다. 이 회장은 한 수 배우는 자세로 정성을 기울여 인간관계를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기술개발과 장비도입, 해외투자 유치, 사업 네트워크 구축 등의 난제를 하나씩 풀고 6년여의 준비끝에 내년 1월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전지 생산공장을 대구에서 선보인다.

최신 기사